경제·금융

남종현 ㈜그래미 회장 유학중 사망 외아들기려 ‘에디 남 발명재단’ 설립

발명가의 꿈을 이루려고 미국으로 유학한 지 5개월만에 사고사를 당한 아들의 꿈을 세계 어린이들이 이룰 수 있도록 발명재단을 설립하는 부정(父情)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건강식품 판매업체인 ㈜그래미의 남종현(60) 회장은 지난달 31일 베벌리힐스에 있는 가정집 풀장에서 익사한 늦둥이 외아들 윤석(14) 군이 못다 이룬 발명가의 꿈을 위해 `에디 남 발명재단`을 설립할 뜻을 비췄다. 아들의 장례식 참가차 미국을 방문했던 남 회장은 지난 10일 귀국 직전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매년 50만 달러와 회사 이익의 일정부분을 출연, 세계 각국의 `발명 꿈나무`들을 지원할 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남 회장은 “두 살 때 구구단을 외위고 철이 들면서 발명가의 꿈을 키워온 아들은 영어이름도 에디슨의 이름을 따 스스로 `에디 남`으로 지었다”며 “발명센터도 만들어 학생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래미 홍보실 관계자는 “회장은 평소 재단설립과 발명센터 건립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아들의 일로 시기가 앞당겨졌다”며 “재단을 국내에 설립할지 아니면 미국에 설립할지, 그리고 운영은 누가 어떻게 할지 등 세부적인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숨진 남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뒤로 메는 가방(백팩)이 무거워 친구들이 고생하는 점에 착안, 버튼을 누르면 공기가 주입돼 백팩이 공중으로 약간 뜨면서 가벼워지고 납치 등 비상시에는 백팩에 있는 또 다른 버튼을 누르면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라고 구조를 요청하는 음성이 나오는 백팩을 어린이 발명전에 출품, 발명왕에 선발되기도 했다. 발명가의 꿈을 안고 유학했다가 변을 당한 남군은 추석을 맞아 부모와 할머니 앞으로 간절한 사랑과 감사를 담은 편지를 남겨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남 회장은 지난 99년 미국 피츠버그 국제발명전에 음주 전후 숙취 해소 음료인 `여명 808`을 출품해 식품부문 발명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국내에서는 정신박약아와 독거 노인, 그리고 보육원 등을 남몰래 도와 온 사회사업가로도 유명하다. 남 회장은 또 일본, 러시아, 폴란드 등 4개국에서 벌어지는 발명대회의 어린이 입상자들에게 각각 2,000달러씩의 상금을 매년 지원해 오는 등 어린이 발명가들에게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조충제기자 c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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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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