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생2막 새로운 도전] 윤석수 `장독대` 사장

아무 목적 없이 전국의 시장통을 전전하고 동업자에게 세 번이나 배신을 당하던 때가 있었다. 그럴 땐 세상이 정말 싫었다. 하지만 뭐든지 하면 된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지금 윤석수 씨는 230여 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국내 최대 반찬전문점 브랜드 `장독대`의 사장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지난 96년2월 다니던 제약회사 영업부를 그만두고 `할 수 있다`는 자신만 가지고 창업에 뛰어든 윤 사장은 장독대 사업전에 다른 업종을 선택했으나 보기좋게 실패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아무런 준비없이 그저 의지만 가지고 덤벼들었으니 사업이 잘될 리가 만무했다. 그래서 안 사장은 친구의 권유로 전국 시장들을 돌아다녔다. 목동, 화곡, 부평, 봉천시장 등 정말 가지않은 시장이 없을 정도로 다녔다고 그는 회고한다. 하는 일마다 실패하고 의기소침해져 있던 윤사장은 `그러다 보면 무언가 떠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몇 개월 동안 시장통을 헤매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 그렇게 수없이 다니며 무심코 지나쳤던 반찬가게가 갑자기 눈에 `확`하고 들어왔다. 맘속으로 “심봤다”고 외쳤다고 그가 밝혔다. 조금만 차별화된 전략을 가진다면 훨씬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들었다. 사업자금이 없었기 때문이다. 머리 속엔 필요한 용기, 메뉴 시스템 등 반찬가게에 대한 구상이 한가득 쌓여만 갔다. 자금은 없었지만 사업에 대한 확신은 그래도 꿈틀거렸다. 그래서 윤사장은 아는 사람과 동업으로 울산과 대구에 반찬가게를 열었다. 대성공이었다. 특히 대구 서남시장의 반찬가게는 13개의 체인점을 내는 호황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는 서울로 다시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지분이 약하다는 이유로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따돌림을 당했던 것. 배신감에 한동안 치를 떨었지만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1997년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20평 규모의 사무실에 윤 사장은 동업이 아닌 독립사업체인 (주)더난식품으로 마지막 배수진을 쳤다. 죽기 살기로 달려들었다. 자금도 없고 직영점도 없는지라 1년 동안 모집한 가맹점은 고작 2개였다. 고전을 면치 못한 채 몇 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2000년 7월, 윤 사장은 면목동에 낸 지점에서 새로운 빛을 발견했다. 면목지점은 윤 사장은 바라던 모델 샵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윤 사장은 아침 일찍 출근해 가맹점주 대신 가게문을 열고 밤 11시가 넘어야 퇴근을 했다. 고생은 됐지만 그 해 1년 동안 가맹점은 50여 개로 늘어났다. 그러던 중 윤 사장은 이제까지 대부분 재래시장에 입점돼있던 장독대를 아파트까지 옮겨놓을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충북 청주에 사는 분이 아파트 단지에 가게를 내기를 원했어요. 그때까지 장독대는 재래시장에만 입점 시켰는데, 한번 해보자 하는 생각이 미치데요. 나름대로 먹힐 것이라는 자신도 들었지요” 결과는 대성공. 오픈 첫날 38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아파트촌과 주택가를 겨냥해 가맹점 모집을 강화해 나갔다. 그 결과 현재 장독대는 250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의 반찬전문점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수익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실적을 과시하고 있다. 창업비용은 10평 기준으로 가맹비 500만원을 비롯 기본설비, 총경상비 등 3,500만원이 소요된다. 물론 점포세(보증금 포함)를 제외한 것이다. 길목에 따라 점포세가 다르기 때문이다. 평균 하루 매출은 70만~80만으로 순이익은 매출의 35%로 보고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장독대는 다른 사업과 달리 본사의 지원이 적극적이다. 조리장을 직접 지점에 파견하는 등 조리장들을 직접 본사가 관리하기 때문에 조리사의 이직율이 거의 없다. 여기에 대개 주부가 점주를 하고 있어 조리장과 보조 및 파트타임머 등 3명만 있으면 만사 해결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윤 사장은 변화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읽어낸 것이 사업성공의 관건이었다고 말한다. 고객이 찾아오게 하는 대신 고객을 찾아간다는 생각으로 고객이 있는 가까운 곳으로 입지를 변경한 것이다. “고객들이 재래시장까지 찾아와서 반찬을 살 시간이 없어진 만큼 고객과 더욱 밀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취급 제품의 종류가 적을 경우 고객들이 식상해 할 것을 감안해 120여가지가 넘는 신선한 반찬을 구비한 것, 가맹점마다 파견하는 조리사 우대정책, `점포지원 119제도` 등을 통해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우선 지원하는 가맹점 지원제도 역시 장독대의 성공 요인이다. 재래시장에 옹색하게 자리잡고 있었던 반찬가게. 그러나 이제 반찬전문점은 가장 각광받는 생활편의 업종 중의 하나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빛을 찾아낼 줄 아는 장독대 윤석수 사장의 `근성` 덕분이다. (02)598-8600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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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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