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과기인력 정작 쓸만한 사람 없어 해외서 조달도

산업기술 발전 속도 대학교육이 못따라가…건축·기계·금속·컴퓨터·통신분야 태부족



과기인력 정작 쓸만한 사람 없어 해외서 조달도 산업기술 발전 속도 대학교육이 못따라가…건축·기계·금속·컴퓨터·통신분야 태부족 이종배 기자 ljb@sed.co.kr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과학기술 인력 수급이 만성적인 '풍요 속 빈곤' 현상을 보이는 것은 대학교육이 중장기 수요에 대한 고려없이 공급자 위주로 진행돼 온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산업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동차 모듈 생산업체인 H사 임원은 "요즘 자동차 연구의 핵심포인트는 자동차와 반도체기술의 결합을 통한 첨단지능자동차 개발"이라며 "수 많은 이력서를 받았지만 자동차와 반도체를 둘 다 꿰차고 있는 인력은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회사는 해외에서 전문 인력을 충원했다. 이처럼 산업현장의 기술 발전 속도에 대학의 교육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함에 따라 과학기술 인력의 수급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필수 인력이 부족하다= 대학에서 습득하는 기술과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사이에 심각한 '기술 불일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게 문제이다. 이공계 졸업생은 넘쳐나는 데 반해 현장에서 필요로 한 전문인력은 태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 특히 박사급 인력의 경우 산업 현장의 수요 변화에 맞추지 못해 전공에 따라 심각한 수급불균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축, 기계ㆍ금속, 컴퓨터ㆍ통신 분야의 경우 공급 부족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됐다. 이학이나 의학을 제외한 공학 박사의 경우 2014년까지 2만2,000여명이 공급될 것으로 보이나 수요는 3만1,000여명으로 9,000명 가량이 부족하다. 세부적으로는 건축이 2,000명 공급에 수요가 4,000명으로 2,000명 정도를 충원해야 된다. 기계ㆍ금속은 3,000명, 컴퓨터 통신은 1,900명 등 박사급 공학 전문인력은 전 분야에서 인력부족이 예상된다. 문제는 이들 과학기술인력이 부족한 부분이 주로 기초과학ㆍ응용 파트라는 점이다. 결국 한국경제가 먹고 살기 위해서는 이들 인력을 양성하거나 외국에서 수입해야 될 처지인 셈이다. 주요 기업들이 해외에서 전문인력을 충원하는 것도 이 같은 사정 때문이다. ◇이공계 졸업생은 넘쳐난다= 기업에서 원하는 필수 인력은 부족한 가운데, 이공계 졸업생은 넘쳐 나고 있어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대학 이공계 학과 개설 현황을 토대로 2014년까지 수급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공급 과잉현상을 빚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공별로 보면 이학 계열은 4만8,000여명, 공학은 17만6,000여명, 의약학은 6만9,000여명 등이 초과 인력이다. 학위별로는 전문학사가 16만5,000여명으로 가장 심한 초과 공급 사태를 빚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앞에서 지적한 대로 공학의 경우 박사급 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다. ◇"반찬은 많은 데 먹을 게 없다" = 이 같은 인력 수급 상황에서 국내 굴지의 반도체기업의 인사담당 임원은 '반찬은 많은 데 막상 젓가락이 갈 음식은 없다'는 말로 현 과학기술 인력 현황을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의 경우 한해 학부생이 2,000여명 배출되고 있어 겉으로 보기에 인력 공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도 "정작 문제는 현장에서 원하는 인력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필요한 전문인력이 없다 보니 기업체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로 더 많은 전문지식을 습득했다고 판단되는 석ㆍ박사 인력을 선호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최근 30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이공계 신입직원 가운데 학사는 58.9%로 파악됐다. 바꿔 말하면 신입 직원의 40% 가까이가 석박사 학위 소지자라는 예기이다. 산업기술진흥협회 관계자는 "병역특례 지원자 가운데 중소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 진출 비중도 1년새 감소했다"며 "이들이 더 높은 학위를 따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희망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과학계 관계자는 "취직을 위해서는 박사 학위를 따야 하는 데 우리 대기업은 핵심 전문인력 가운데 상당부분을 해외에서 찾는 경우가 많아 막상 박사 학위를 따도 취직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 큰 문제는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력이 중소기업은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다"면서 "산업별, 학위별, 기업별로 좀 더 세밀히 과학기술 인력 수급문제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6/05/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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