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하철 7호선 화재 '대구참사' 재현될뻔

초기 진화작업 부실하고 사후조치도 미숙…인명피해는 없어

지난 2003년 발생한 대구지하철 참사 후 정부의 대대적인 대책발표에도 불구하고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전동차로 인해 시민들이 소중한 생명을 잃을 뻔한 ‘아찔한 사고’가 서울지하철에서 또 일어났다. 특히 종합사령실과 기관사, 해당 역사간 상황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이 난 전동차가 다음 역으로 그냥 출발하는 등 하마터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했다. 3일 서울시 도시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새해 첫 출근날인 이날 오전 서울지하철 7호선 전동차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열차 3량이 손실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는 오전7시14분께 지하철 7호선 하행선을 달리던 열차가 철산역으로 진입하는 순간 일곱번째 객차에서 발생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가리봉역에서 승차한 한 50대 남자가 갑자기 신문지에 불을 붙였고 이 불이 차량 바닥재에 옮겨 붙었다. 이 사고로 화재 최초 발생지점인 일곱번째 객차와 옆 칸인 여섯번째 객차가 전소됐고 여덟번째 객차도 절반 가량 불에 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기관사와 해당 역사, 사령실간 피해상황 확인 및 보고가 신속ㆍ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아 사고 직후 6~8번째 차량 탑승객들만 철산역에서 바로 대피했고 나머지 승객들은 다음 역인 광명역에 도착해서야 하차할 수 있었다. 게다가 사고 열차는 광명역에서 1차 화재 진압을 마친 후 종점인 온수역으로 향하던 중 남아 있던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10여분간 불이 난 채 달리는 아찔한 상황까지 연출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화재가 ‘불연재 미교체 차량이어서 더욱 커졌다’는 비난에 대해 “운행 일정상 모든 전동차 내부를 불연재로 교체할 수가 없었다”며 “오는 2006년 말까지 예정된 교체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는 지난해 말까지 5년 내 폐기 예정인 일부 차량을 제외한 1,612량의 전동차 의자 전부를 불연재로 교체했으나 도시철도공사(5~8호선)의 경우 전체 1,564량 중 436량만 불연재료 교체한 상태다. 또 광명경찰서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등산용 하의와 배낭을 맨 50대 용의자가 하차한 철산역 주변에서 탐문수사를 벌이는 한편 역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 TV) 분석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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