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시장 패닉] 국내경제 영향은

물가·내수에 악영향…수출도 큰 도움 안돼


원ㆍ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원화 약세)하면서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환율상승은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려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를 더 위축시키고 기업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전세계적인 신용경색과 경기둔화의 여파로 수출촉진 효과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우리 경제 부진의 원인이 내수침체인 점을 감안하면 경기하강 속도는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환율상승으로 득보다 실이 훨씬 큰 셈이다. ◇물가ㆍ투자에 부정적=우선 환율급등은 올 4ㆍ4분기 안정세가 예상됐던 물가에 큰 부담 요인이다. 원화약세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한국은행은 원ㆍ달러 환율이 1%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0.07%포인트 오른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 수입물가는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에 힘입어 전달보다는 4.4% 내렸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42.6% 올라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환율변동 효과가 제거된 계약통화기준(외화표시 수입가격)으로는 전년동기 대비 27.0% 오르는 데 그쳤다. 환율이 오르지 않았다면 수입물가 상승률이 발표치보다 15.6%포인트 더 낮아졌을 것이라는 뜻이다. 더구나 9월 들어서는 국제유가도 상승 압박을 받고 있어 물가불안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환율상승은 이명박 정부의 어젠다인 기업투자 활성화도 저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자에서 수입자본재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환율이 상승하면 자본재 수입에 따른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은에 따르면 건설ㆍ설비ㆍ무형고정투자를 합한 총고정자본의 전년동기 대비 실질 증가율은 상반기에 0.5%로 거의 ‘제로’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의 6.2%에 비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2001년의 -3.6% 이후 가장 낮다. 아울러 환율상승은 주식ㆍ채권 등에서 외국인의 순매도를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투자 수익률이 그만큼 하락하기 때문이다. ◇수출ㆍ경상수지에도 큰 도움 안 돼=통상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증대로 이어진다. 반면 수입품 가격이 높아져 수입물량이 줄면서 경상수지 방어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다르다. 전세계 경제가 동반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대상국의 수요가 줄면서 큰 폭의 수출증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특히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우 거품붕괴 우려가 커지면서 성장률이 4분기째 연속 감소했다. 윤상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세계경기 침체가 더 심화돼 선진국뿐 아니라 중남미나 아시아 지역의 경기둔화까지 급속도로 진전된다면 수출둔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되지 않을 경우 달러화 부족이 가중되면서 금융시장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당초 9월로 예상됐던 경상수지 흑자 전환 시기를 10월로 늦춘 실정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상수지는 9월까지도 소규모 적자를 이어가다 10월부터 흑자로 전환, 연간 적자규모는 당초 예상했던 100억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지난 8월만 해도 “유가 하향 안정세가 유지될 경우 9월 이후 경상수지가 균형 수준 이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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