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1월 산업활동 동향

11월 산업활동 동향 수출증가율 마저 급락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은 우리경제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내수 위축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이끌어 오던 수출이 3년8개월만에 가장 부진한 수준으로 추락했고 설비투자도 감소세로 급반전됐기 때문이다. 결국 내수와 투자 위축에 더해 수출마저 부진함에 따라 우리경제의 향후 진로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가 내년 경제운용 방향을 설정하면서 경기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관치, 기업부문에 대한 정부의 직접지원이라는 비난을 무릅쓰면서도 산업은행을 통해 정부가 대기업 회사채 80%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것 역시 이 같은 경기침체에 더해 대기업들의 회사채 상환위기가 닥칠 경우 우리경제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이다. ◇실물 전분야 극도의 부진 하반기부터 급격히 둔화되기 시작한 소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도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증가한 데 그쳐 올들어 지난 5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둔화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컴퓨터와 통신분야의 활발한 투자에 힘입어 두자리수의 증가율을 이어가던 설비투자도 11월 들어서는 1.3%의 감소세로 돌아서 꽁꽁 얼어붙은 기업들의 심리를 반영했다. 건설투자의 선행지표인 건축허가 면적도 전달 감소세로 급반전된 데 이어 11월에는 감소율이 23.1%에 달했다. 특히 3분기까지만 해도 32.5%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수출마저 10월들어 12.6%로 급감한 데 이어, 11월에는 4.6%로 둔화속도가 급격해졌다. 이에 따라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0% 감소, 석달 연속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전년동월대비 생산 증가율도 한자리수인 6.4%로 추락했다. 내수와 수출 출하가 모두 부진해짐에 따라 공장가동률이 75.8%로 낮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재고율은 81.4%로 높아졌다. ◇경기급락 배경 11월중 실물경기가 급격히 악화된 것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던 투자와 수출이 소비에 이어 큰 폭으로 둔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그동안 붐을 이뤘던 정보화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설비투자가 감소세로 급반전됐다. 상반기중 57.4%, 10월중 68.6%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컴퓨터 관련 투자는 11월들어 마이너스 9.6%로 급감했으며, 통신기기에 대한 투자증가율도 전달의 절반에 못미치는 39.6%에 불과했다. 국제가격 하락으로 인해 반도체 수출이 크게 둔화된 가운데 주력품목인 컴퓨터와 자동차 수출마저 11월 들어 크게 부진해졌다. 내수와 수출을 통틀어 반도체 출하는 전달보다 1.7% 늘어난데 그쳤으며, 컴퓨터와 자동차 출하는 각각 마이너스 18.7%와 마이너스 9.8%로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 대우자동차가 11월중 공장가동에 차질을 빚음에 따라 산업생산 증가율이 1%포인트 추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망은 더욱 어두워 내수소비와 투자는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등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로 인해 수출도 침체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중 4%대의 성장과 4%대의 물가, 4%의 실업률 등 이른바 4-4- 4(triple 4)의 경기지표를 예상하고 있다. 크레디스위스 퍼스트보스턴(CSFB)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내수와 수출이 모두 모멘텀을 잃어 내년 1분기중에는 성장률이 3%대로 추락, 최대의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ㆍ금융 구조조정 작업을 보다 가속화, 금융시장의 기능을 복원하는데 주력하는 가운데 통화 및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지지 노력을 병행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안의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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