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CEO 칼럼] 카지노와 관광한국의 꿈

서준성 제이비어뮤즈먼트 대표이사


지난해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7배를 넘어서며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홍콩 여행길에 잠시 들르는 곳이었던 마카오는 카지노 산업을 통해 아시아 최대 관광도시로 탈바꿈했다. 서울 종로구 만한 작은 도시인 마카오에서 지난해 발생한 카지노 매출이 약 40조원이라고 하니 이 정도면 카지노 산업의 경제적 파급력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뿐만 아니라 94%에 달하는 외화가득률과 고용 유발효과 발생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등을 감안하면 카지노는 한마디로 '굴뚝 없는 황금 산업'인 것이다.

마카오에 이어 카지노 산업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국가가 또 있다. 바로 싱가포르다. 2010년 호화 리조트 마리나베이샌즈와 리조트월드 센토사가 들어선 뒤 외국인 관광객은 2년 새 140만명이나 늘었다. 두 리조트에 입점된 카지노를 통해 개장 첫해 약 5조원의 수익을 올렸고 경제성장률은 역대 최고인 15%를 기록했다. 주저앉은 경제성장률을 카지노를 통해 당당히 반등시킨 것이다. 이에 뒤질세라 최근 대만·필리핀·베트남·캄보디아도 현재 범정부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카지노 사업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일본도 곧 카지노를 합법화할 태세다.

중 관광객 증가로 황금산업 우뚝


이들 나라가 이토록 카지노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다. 중국인들이 한 해 해외 카지노에서 쓰는 돈은 약 110조원으로 지난해 한국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벌어들인 관광수입의 7배 수준이다. 씀씀이가 큰 중국 VIP 고객은 게임을 위해 평균 3,500만원을 환전한다. 하루에 VIP 고객 200명이 방문할 경우 약 70억원가량을 벌어드릴 수 있는 셈이다.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카지노 산업 육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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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싱가포르와 마카오를 대신할 수 있는 관광명소로 각광받는 곳이 바로 제주도다. 현재 제주도에는 이미 8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있는데 최근 개장한 한 카지노는 주말에 자리가 없는 것은 물론 중국인 관광객으로 꽉 찬 객실로 인해 내국인의 호텔 예약은 힘든 실정이라고 한다.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카지노뿐만 아니라 관광·레저·엔터테인먼트·마이스(MICE) 산업 기반 등 국제적 관광지로 발전할 만한 다양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주도를 복합관광도시로 육성한다면 마카오와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제조업 강국이었던 한국은 노동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1차 경제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제조업으로 계속 승부를 보기에는 자원이 한정돼 있으며 경쟁이 너무나 치열하다. 이제는 기존 우리가 가진 천해의 자연환경과 높은 서비스 수준을 활용한 관광산업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카지노 산업이 활성화된다면 늘어난 외화유입으로 인해 국민소득 또한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인식한 현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인천 영종도에 2조원대의 관광레저단지인 '드림아일랜드' 조성을 들 수 있다. 여의도 면적의 드림아일랜드에는 카지노를 포함한 특급호텔·워터파크·쇼핑몰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향후 5년간 4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계획이다.

부정적 인식 개선·투자 확대해야

하지만 한국 카지노 산업을 선진국 단계로 끌어올리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먼저 카지노 산업에 대한 인식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카지노가 죄악 산업이라고 치부되기에는 카지노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카지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의식 또한 차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상에 절대적인 선악(善惡)은 없다. 부작용이 존재한다면 이를 해결할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하면 된다.

더불어 현재 관광산업 변화패턴을 예측한 투자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중국 관광객을 놓고 다투는 아시아권 카지노시장에서 쇼핑·MICE·의료·숙박시설 등을 갖춘 복합관광인프라 구축은 필수다. 이를 위해 정부가 나서 더 과감한 투자와 제도개선, 나아가 투자 개방을 확대한다면 한국 관광산업에도 잭팟이 터질 날이 머지않았으리라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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