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수 인재와 창업자금이 너무 정보통신업에만 몰리다 보니 부작용도 적지않다. 무엇보다 기존 제조업의 상대적인 퇴조가 우려된다. 증시에서 정보통신주에 묻지마 투자가 벌어지면서 제조업주는 실적이 좋더라도 찬밥신세가 되기 일쑤다. 증시에서 원활한 자금조달이 쉽지않은데다 부채비율 200%의 눈치를 봐야하니 신규투자는 생각지도 못하는 제조업체들이 수없이 많다.우수인력들이 정보통신업종의 벤처기업으로 빠져나가면서 남은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속에 연구개발 및 시장확장열기가 식으면서 기업 및 근로의욕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산업별 경기전망을 보면 제조업 중 올해 20%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업종은 정보통신관련인 반도체뿐이다. 전통 제조업인 자동차·가전·철강 석유화학 등은 한자릿수 생산증가에 머물 전망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제조업의 기반이 흔들리지 않을까 크게 우려된다.
제조업은 경제의 기둥과 같다. 선진국의 경우 제조업비중 감소가 일반적이나 이를 만회할만한 막강한 첨단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로 승부를 건 미국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벌써부터 제조업이 늙는 현상이 나타나면 경제체질이 크게 약화되고 구조적으로 불안해질 것이 뻔하다. 정보통신업에 유행처럼 너도 나도 몰려들었다가 침체기를 맞으면 대량 부도와 실업의 충격이 엄청날 수 있다. 전통 제조업이 건재해 이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역할을 해줘야하는 것이다.
제조업이 제역할을 하려면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서둘러야 한다. 고부가가치화를 이루어야 과감한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어 우수인력확보와 근무조건개선도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한창 뜨고 있는 정보통신업과 함께 기존의 제조업이 균형있게 발전해야 한다. 정보통신업이나 서비스업 등과 연계시켜 제조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경제 활성화와 금융구조조정의 완성으로 원활한 자금공급과 자원의 적정 배분이 이루어지도록 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