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시 대중교통 체계 개편에 따라 중앙버스전용차로제(중앙차로제)가 시행되면서 행인들을 `주고객'으로 삼는 가판상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기존의 버스 정류장 부근에 자리잡았던 상인들은 중앙차로제 때문에 매출이 급감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거리에서 껌과 음료수, 신문 등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가판상인들에게는 버스를 기다리는 `예비승객'들이 가장 큰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날 중앙차로제가 시행된 곳은 도봉.미아로(15.8㎞, 의정부시계∼미아사거리∼종로4가), 강남대로(4.8㎞, 신사역∼강남역∼영동1교), 수색.성산로(6.8㎞, 고양시계∼수색역∼이화여대 후문) 등 3곳.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주변에서 버스카드 충전과 식음료를 파는 한 가판상인은 "지하철역에서 나눠주는 무가지 때문에 요즘 가판신문 사 보는 사람이 없는데정류장까지 도로 가운데로 옮겨 손님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는 "시에서 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다지만 시에서 영업권을 얻어 일을 하는입장에서 어떻게 해 볼 도리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른 가판상인 박모씨도 "통행량은 비슷하겠지만 매출은 분명 줄어들 것"이라며"정류장을 불과 몇m 옮기더라도 조금만 동선과 멀어지면 발길이 뜸해지는 게 행인들의 습관"이라며 불안해했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구청 관할 지역의 중앙차로지역에 설치된 가판이 40~50곳정도 되는데 가판들이 대부분 상권이나 역세권, 버스 정류장을 끼고 있어서 아무래도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판 상인들은 바뀐 버스노선에 대한 `안내역'을 맡게 된데 대해서도 마뜩지 않은 표정이다.
한 가판상인은 이날 아침 버스노선을 물어보는 행인과 이야기를 주고받다 급기야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그는 "버스노선이 바뀌어 사람들이 가판에서 바뀐 노선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보는데 나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일일이 대답해 주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