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한민국’ 브랜드 세일 시급

일본의 독도 관련 망언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언론은 연일 관련 문제를 대서특필하고,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일본을 규탄하는 시위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한ㆍ일 네티즌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4일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내 아내는 굳이 아내라 주장하지 않아도 아내다”라며, 우리나라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은 것이 상책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같은 정부의 안이한 상황인식은 무척 실망스럽다. 독도문제에 있어 `대한민국`이란 브랜드를 제대로 세일즈하지 못한 우리 정부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정부가 전세계에 `대한민국`을 제대로 알렸다면,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일도,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는 일도, 독도가 다께시마로 표시되는 일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힘없는 브랜드 `대한민국`은 국민적 자존심에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에도 걸림돌이 된다. 외국인들 중 상당수는 아직도 대한민국을 금방이라도 전쟁이 터질 듯한 나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최근 중동, 미주, 유럽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벤처기업 사장의 하소연은 이 같은 상황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중동의 바이어를 한국에 초청했는데 그 바이어가 하는 말이 한국은 북한과 대치하고 있다던 데 음식, 의류 같은 생필품은 안전하게 살 수 있느냐고 묻더라”면서 “당장에 사업 얘기를 시작해 바이어를 설득시키는 것도 힘이 드는데 우리나라의 상황까지 일일이 설명할 생각을 하니 앞이 깜깜하다”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소비가 얼어붙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보따리를 둘러메고 낯선 외국 땅을 쉴 새 없이 넘나들었다. 기업인들의 눈물겨운 노력 덕에 지난해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수출만은 호조를 보여 국가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올해도 수출이 국가경제의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힘없는 브랜드 `대한민국`은 우리의 수출역군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부담이 된다. 따라서 정부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힘없는 브랜드`대한민국`을 강한 `대한민국`브랜드로 변화시켜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짓밟힌 국민적 자존심을 회복하고 국가 경제도 살리는 근본적 대책이 아닐까. <김민형 성장기업부 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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