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MIT대 교수는 9일자 뉴욕타임즈 칼럼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독점판결이 하이테크산업의 특성을 무시한채 「경쟁」의 원칙을 고집한 결과라고 비판했다.「하이테크산업은 승자가 모든 것을 취하는 토너먼트 게임과 같아서 일시적 독점이 당연히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게 크루그먼교수의 주장이다. 그런데도 과거 제조업의 잣대로 하이테크의 독점여부 및 해악을 판정하는 것은 하이테크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윈도우즈를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워에 정면으로 맞설 수 없기 때문에 기술혁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게 독점판정의 주된 이유다.
크루그먼교수는 이 부분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마이크로소프트가 경쟁에서 이겨 시장점령에 성공했다는 사실때문에 제재를 받는다면 앞으로 인텔, 시스코 등 첨단기업들이 지금보다 더 커지는 순간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제재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이테크에서의 경쟁은 승자가 모든 것을 갖게 되는(WINNER-TAKE-ALL)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다른 중요한 기술혁신이 나타날 때까지 일시적인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게 하이테크산업의 속성이라는 얘기다.
아마존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결국 아마존이 장래에 시장지배력, 즉 어느 정도 독점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 독점판정으로 하이테크의 승자들이 처벌을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크루그먼교수는 걱정했다.
뉴욕=이세정특파원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04/10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