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心 잡아라" 생산라인 확장 구슬땀

■ 삼익악기 印尼공장 가보니

中시장 성장에 사세 확장 액셀… 피아노·기타 공장 등 증설 러시

"노동력 우수 … 전진기지로 딱"

中 매출 7년만에 20배 급증… "수년내 3위… 야마하 맹추격"

印·브라질 등 新시장 발굴도

인도네시아 찔릉시에 있는 삼익악기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현지 직원이 자일러 업라이트 피아노의 건반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찔릉시(인도네시아)=서은영기자

1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승용차로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찔릉시(Cileunsi) 삼익악기(002450) 인도네시아 법인. 30도를 넘어서는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지난해 10월 신축한 업라이트 피아노(가정용) 공장 바로 옆으로 건물 2개동을 증·개축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노후 설비를 교체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공장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업라이트 피아노 공장을 추가로 지어 연간 4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고 내년에는 그랜드 피아노 공장을 증축해 생산능력을 연 3,000대에서 6,000대로 2배 늘릴 계획이다. 2017년에는 판매가격이 수백만~수천만원대에 달하는 기타 공장을 신축해 최고급 기타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선진국 악기 시장의 성장 둔화로 대다수 글로벌 악기 업체들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삼익악기가 이처럼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은 중국이다. 실제로 이곳 공장에서 생산되는 피아노의 60~70%가 중국으로 수출된다. 기타는 현재 주력 시장이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이지만 앞으로 중국 시장이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익악기는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 국내 악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했던 지난 1991년 일찌감치 이곳 인도네시아에 43만㎡(약 13만평)에 달하는 부지를 확보하고 업라이트 피아노와 그랜드 피아노, 어쿠스틱 기타, 전자기타 등을 생산하는 11개동의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2008년 인수한 독일의 명품 피아노 브랜드 자일러(Seiler)의 최고급 라인 일부를 제외하면 찔릉시 공장에서 전체 피아노의 90%가 만들어지고 기타는 100%이 이 곳에서 생산된다. 현지 근로자만 3,100명에 달하는데 평균 연령대는 30세에 불과하다. 대다수 국내 제조업체들이 젊은 노동인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삼익악기는 이곳에서 중국의 30% 수준에 불과한 저임금 메리트와 원활한 청년 인력 수급을 바탕으로 매년 3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권희정 인도네시아 법인 대표는 "5년만에 최저 임금이 2배 이상 뛰긴 했지만 민선 대통령 체제 출범 이후 5년에 한번씩 임금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을 정도로 현 정부가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중-아세안(ASEAN)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중국 수출 물량에 대해 관세 면제 혜택을 받고 있어 대중국 수출 확대를 위한 배후 생산기지로 안성맞춤"이라고 강조했다.


삼익악기는 2005년 상하이 법인 설립으로 중국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를 마련한 이후 2008년 25억원에 불과했던 중국 매출은 지난해 450억원으로 7년만에 20배 가까이 늘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삼익악기 중국 매출이 지난해보다 20%나 늘어난 54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산층 증가와 함께 악기 시장 성장세가 본격화됐던 한국과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가정용 피아노 보급률은 3%에도 미치지 못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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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에서 삼익악기는 판매대수 기준으로는 펄리버(Pearl River)와 하일룬(Hailun), 파슨스(Parsons) 등 중국 업체와 야마하에 이어 5위에 올라 있는데 전체 피아노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저가 피아노 시장에서는 1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중저가 시장 내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고 수년내 3위 사업자로 올라서면서 야마하를 맹추격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강록 삼익악기 부사장은 "매년 대리점을 50개씩 늘린 결과 올해는 400개까지 늘어났고 내년에는 50곳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며 "대도시에서 중소도시까지 유통망을 확장하면서 매출 성장세도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익악기는 포스트 중국 시장을 발굴하는데도 적극적이다. 이미 인도와 브라질 등 인구 대국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고 4~5년 뒤에는 인도네시아 시장도 효자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중국 시장은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60%에 달하는데 앞으로도 최소한 10년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후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중산층 비중이 증가하면 중국 못지않은 성장세를 보이며 삼익악기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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