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조와의 통합 협상이 속도를 내서일까.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행보에 자신감이 붙었다.
하나금융은 김 회장이 지난 21일 자사주 2,725주를 주당 3만1,050원에 장내 매수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회장은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5만100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와 더불어 하나금융 임원진도 자사주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최근 1,000주를 사들였고 김병호 하나은행장은 지난달 2,000주를 매입했다.
김 회장과 하나·외환 양 행장의 자사주 매입은 통합을 앞두고 중장기적으로 안정된 외국인 투자가 등을 유치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고위관계자는 "저평가돼 있는 하나금융 주식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을 재고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하나금융 가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외환 노조와의 통합 협상이 비교적 순조롭게 재개된 점도 하나·외환 통합과 하나금융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법원의 결정으로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작업은 오는 6월까지 중단된 상황이지만 사측과 노조는 대화가 중단된 후 3개월 만인 지난 15일 만남을 재개했으며 통합 원칙 등에 관해 진지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의 1·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으로 나온 것도 이번 자사주 매입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은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 1·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3,7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올해 순이익 1조 클럽 복귀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