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애매한 뒷걸음질

제5보(52∼66)



백52로 젖히는 것을 보자 홍민표7단이 말했다.

"호오. 하변은 몽땅 내주고 둘 생각이군요."(홍민표)


"내주지 않으면? 사는 수단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건가?"(필자)

"억지로 살자면 살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버리고 두는 편이 더 유력해 보입니다."(홍민표)

사이버오로의 해설자 신조대협7단은 참고도1의 흑1로 받고 흑5까지로 알뜰하게 지키면 흑이 우세하다는 주장을 했다. 그러나 나중에 그 내용을 전해들은 강동윤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뒷맛이 나빠서 흑이 견디지 못할 겁니다. 실전의 흑53이 정수예요."(강동윤)


"집으로 여러 집 손해 같은데 꼭 이렇게 물러서야만 한단 말인가?"(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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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서야 합니다. 단지 다른 식으로 버티는 방법이 있긴 있어요."(강동윤)

강동윤이 소개한 그림은 참고도2의 흑1이었다. 이것이 실전보의 흑53에 비해 집으로는 5집쯤 이득이다. 그러나 그것이면 강동윤은 백을 2로 당장 움직여 수를 낼 작정이었다고 한다.

"살 수가 있단 말이지?"(필자)

"살 확률이 6할은 넘지요."(강동윤)

신중한 이창호는 실전보의 흑53으로 만족했다. 그의 응수는 모두 조심성이 가득 담겨 있었다. 흑55, 57, 59는 모두 단단한 수순들. 그런데 흑61은 너무 심한 조심성이 아니었을까.

"너무 심한 것 아니여?"(필자)

"글쎄요. 결과가 좋으면 충신이고…."(홍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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