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총리 후보 낙마에 박근혜 깊은 고민, 후보자는 없고…

혹독한 검증 부담에 대상자 대부분 고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인선인 김용준 총리 후보자가 5일 만에 낙마하면서 인사청문회 트라우마가 확산돼 총리 후보군의 상당수가 지명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청문회 통과 여부가 총리 후보자의 제1 자격 요건이 된 상황에서 후보자 자신은 물론 가족과 친인척까지 혹독한 검증대에 서야 한다는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 측에 따르면 김 전 후보자 지명 이전부터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여론의 전방위 검증을 받고 일부 허위사실도 부풀려져 명예를 크게 훼손당하자 총리 등 주요 공직 후보자들이 잇따라 사전 인사 검증에 손사래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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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인사청문회가 공직 전문성과 능력보다는 사소한 도덕성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흠집을 내는 공개비판장이 돼 실력과 경륜을 겸비한 분들이 다수 공직을 거부해 당선인이 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박 당선인은 전날 강원 지역 의원들과 식사를 하면서 인사청문회의 문제점이 화제에 오르자 "그래서 인재들이 공직을 마다할까 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김 전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후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던 김능환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최근 "대법관 출신의 총리는 적절하지 않다"며 "제안이 와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사에 쐐기를 박기도 했다. 청렴하고 강직한 김 위원장의 소신이기도 하지만 주변에서는 이미 '대법관 출신 총리'가 여러 명 나왔는데 김 위원장이 미리 '불가'로 못을 박은 것은 "현미경 검증 속에 명예에 작은 흠이라도 생기면 득이 될 게 없지 않느냐"는 판단도 한몫 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총리 후보자는 대부분 공직자의 도덕성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1970~1980년대에 주로 활동하던 사람들로 자신은 물론 가족의 재산형성이나 병역이행 등에 관례적 문제점들이 있기 마련"이라며 "인사청문회에 앞서 언론이 파상적 검증공세를 벌이자 가족들의 반대가 크고 본인도 마지막 공직 진출에 의지가 강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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