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계곡물소리 벗삼아 새벽山寺서 평안을

전남 순천 조계산, 가족동반 산행에 제격새벽하늘을 빽빽이 솟아오른 삼나무 숲 사이로 햇살이 반짝거린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는 산새 소리와 어우러져 해맑은 합창을 이룬다. 마음은 더 없이 편안한 휴식을 얻는다. 전남 순천 조계산의 선암사 뒷녘, 새날이 밝아오고 홀로 산과 마주해 있다. 조계산은 여름철 새벽 또는 아침산행으로 권할 만한 여행지이다. 새벽 산사의 운치를 맛보고, 산에 오르면 물 맑은 계곡이 산행에 길동무가 된다. 산세가 그리 험하지 않아 편한 차림으로 가도 좋고, 자녀들을 동반한 가족산행으로도 무난하다. 게다가 산이 품고 있는 두 절, 선암사와 송광사를 비교해 가며 둘러보는 일도 색다른 체험이다. 두 사찰 모두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고찰인데, 절의 기풍은 완연히 다르다. 선암사는 태고종을, 송광사는 조계종을 각각 대표하는 절로 선암사가 자유롭다면, 송광사는 엄숙하다. 태고종은 대처승들의 종파로 1970년 조계종에서 갈라져 나왔다. 그래서인지 두 사찰의 승려 사이에는 묘한 '라이벌'의식도 있는 모양이다. 선암사에서 만난 한 스님은 "교통수단이 별로 발달되지 않았을 시절엔 조계산을 넘어다니는 일이 많았는데, 몰래 숨어 있다가 서로 골탕을 먹이고, 이를 되갚아 주곤 했다"고 전한다. 또 이따금 두 사찰의 스님들이 편을 짜 축구대회를 하기도 했는데 승부욕이 대단했다고 한다. 선암사는 절을 끼고 도는 계곡이 깊어 '여름 절'로 이름이 높다. 특히 절 앞 계곡에 놓인 아치형 돌다리(승선교ㆍ 보물 400호)와 고풍스러운 정자(강선루)가 어우러진 풍경은 선암사를 상징하는 아름다움으로 꼽힌다. 조계산 기슭 동쪽에 자리잡은 선암사는 1,5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찰이다. 백제 성왕 7년(529년)에 아도화상이 비로암을 짓고, 신라 경문왕 1년 도선국사가 선종 9산중 동리산문 선풍으로 지금의 선암사를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역사가 깊은 이 절에는 많은 문화재가 있다. 우선 대웅전 앞 좌우에 서 있는 삼층석탑(보물 395호)이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보물 7점과 대웅전ㆍ팔상전ㆍ원통전ㆍ금동향료ㆍ일주문 등의 지방문화재 12점이 있다. 송광사는 합천 해인사(法寶), 양산 통도사(佛寶)와 더불어 삼보사찰(三寶寺刹)로 불리는 승보사찰(僧寶寺刹).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이 타락한 불교를 바로잡고 불교의 전통을 새롭게 하기 위해 정혜결사(定慧結社)를 벌였던 이래 오늘날까지 도도한 승맥을 이어가고 있다. 송광사는 신라말 혜린 선사가 길상사로 창건한 후, 고려 명종 27년 보조국사 지눌이 정혜사를 이곳으로 옮겨와 수도와 참선의 도량으로 삼은 뒤부터 대찰이 되었다. 송광사 경내에는 16 국사 영정을 봉안하는 국사전을 비롯해 목조삼존불감, 고려고종제서 등 국보 3점이 있으며, 하사당ㆍ약사전ㆍ영산전ㆍ대반열반경소ㆍ금동요령 등 보물 13점과 천연기념물인 쌍향수 등 국가 문화재 17점, 능견난사ㆍ금강저ㆍ팔사파문자ㆍ우화각 등 지방문화재 9점이 보존돼 있다. 또한 외국 승려가 한국불교문화를 연구하는 국제선원도 있다. 선암사에서 시작되는 산행길은 선암굴목재와 보리밥집, 송광굴목재를 지나 송광사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3시간 남짓. 선암사쪽 동쪽사면은 다소 가파르므로 가족산행이라면 산행길을 송광사에서 출발하는 편이 좋겠다. <여행메모> ◇등산로= ②송광사~마당재~굴목재~조계산정상~선암사(10kmㆍ4시간) ①선암사~굴목재~송광사(8.2Kmㆍ3시간) ◆도로= ①호남고속도로 주암(송광사)IC에서 18번 국도를 이용하여 송광사로 ②호남고속도로 승주나들목에서 승주반대방향 857번 도로를 이용하여 선암사로 간다. ◆대중교통= ①서울~순천 고속버스 강남터미널에서 4시간~4시간20분 소요 ②서울~순천 기차 5시간30분 소요. ◇현지교통= ①순천역~선암사 1ㆍ100번 시내버스 이용(50분) ②순천역~송광사 111번 시내버스 이용(1시간10분) ③순천 터미널~송광사 오전6시50분부터 40분간격 운행(1시간 20분) ④순천 터미널~선암사 1일 3회운행(30분) ⑤광주 터미널~송광사 1일 9회운행(1시간30분) ⑥광주 터미널~선암사 오전7시50분 1회운행(1시간 30분) ◆문의= 조계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061)754-6341, 순천시 산림과 (061)749-3512 <사진>선암사 뒤편의 삼나무숲. 보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해진다. 순천= 글ㆍ사진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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