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강북서도 급매물…주택시장 붕괴 우려

"전망 어두워 집 안짓는다" 건축허가 지속 감소<br>'부실채권화'된 주택들은 줄줄이 경매시장으로


전국 주택시장 곳곳에서 경고음이 쏟아지고 있다. 주택경기를 엿볼 수 있는 각종 선행지표들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하반기 집값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하반기 시장 회복을 예측했던 경제연구소나 시장 전문가들 또한 하반기 집값 전망을 줄줄이 수정하며 주택시장 붕괴를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북 너마저도…=올 상반기 버블세븐발 집값 하락에 따른 주택경기 침체에도 홀로 건재함을 자랑했던 노원ㆍ도봉ㆍ강북구 등 강북3구에 급매물이 출현하며 집값 하락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상계동 보람아파트 109㎡형의 경우 최고가 4억6,000만~4억7,000만원 대비 4,000만원 정도 저렴한 물건이 급매물로 등장했지만 거래는 전무한 상태. 강북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노원구 중계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3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중계동 주공5단지 80㎡형은 최근 가격이 3억3,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인근 B공인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가격이 일부 조정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매도ㆍ매수 호가차이가 3,000만~4,000만원 정도에 달해 추가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주택시장 침체기에도 강북3구를 떠받들고 있던 매수 지지기반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각종 경기지표 하락에 따라 이탈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망 어두워 집 안 짓는다=최근 중견건설업체 A사는 수도권에서 700~8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부지를 타 업체에 처분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수도권 분양시장에서는 ‘깃발만 꽂으면 모두 분양에 성공한다’는 공식이 통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 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분양시장 침체기에 한 사업장이라도 무더기 미분양 사태를 빚을 경우 자칫 회사가 자금난에 휘청거릴 수 있다”며 “되도록 주택사업을 자제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불가피한 생존전략”이라고 말했다. 건축허가 건수는 정부나 연구기관들이 전반적인 건설경기를 예측하는 핵심 선행지수 중 하나다. 특히 주택사업의 경우 건축허가가 사실상 착공ㆍ분양의 전 단계로 건수나 면적이 감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주택시장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사업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전국의 건축허가 추이를 보면 지난 2월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월 전국 건축허가 건수는 4,366건으로 전년동기의 1만3,156건보다 77%나 급감했다. 3월 역시 8%의 감소세를 기록했으며 4월 한달 소폭 증가했지만 5월에는 다소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파트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5월의 전국 아파트 건축허가는 189건, 127만7,000㎡로 전년동기의 3분의1로 급감했다. 412건, 265만4,000㎡를 기록한 4월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못 미치는 물량이다. B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업체들이 사업을 준비했음에도 집값 전망이 어둡다 보니 착공과 분양을 미루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굴비 엮듯 줄줄이 경매시장으로=일반 주택시장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매시장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반 거래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부실채권화’된 주택들이 줄줄이 경매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가 최근 발표한 6월 아파트 거래건수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신고된 아파트 거래건수는 4만2,974건으로 5월(4만4,364건)에 비해 1,390건이나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의 경매물건 수는 4월 2만1,971건에서 6월 2만4,345건으로 2,374건 증가했다. 특히 전국의 아파트 경매물건 건수는 4월 4,529건보다 2,088건 증가한 6,617건을 기록했다. 반면 전국의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 수는 올초 6.2명에서 6월 4.81명으로 감소해 일반 주택시장의 거래 침체가 경매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박갑현 지지옥션 연구원은 “경매시장에서도 실물경기 악화 및 전국적인 미분양 적체 여파 등으로 매물증가, 응찰자 감소 등 거래부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뾰족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일반 거래시장과 경매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