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KT,포털 '파란 닷컴'으로 승부

KT그룹의 인터넷 포털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KTH가 KT로부터 이관받은 한미르와 자체 포털사이트인 하이텔을 결합한 '파란닷컴' 포털사이트를 다음달 17일 정식 오픈한다. '파란닷컴'은 명실공히 통합포털이라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네티즌의 이목을 확 끌어당길만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눈에 띄지 않고, 유선포털로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특히 경쟁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네이트닷컴'이 '싸이월드'를 통해 대약진을 펼치고 있는 시점이라 '파란닷컴'이 '싸이월드'를 능가하는 힘을 발휘하지 않고서는 닷컴업계에서 판도변화를 일으키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KTH는 공식 오픈에 앞서 내달부터 티저광고를 시작으로 초반 분위기 몰이에 나설 작정으로 TV광고를 비롯한 홍보전으로 '파란닷컴' 알리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킬러서비스 없는 종합포털은 절름발이 파란닷컴은 메일, 블로그, 커뮤니티, 검색 등 기존 포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모두 갖추고 있다. 기존 게임포털 '티니위니'를 '엔타민'으로 바꾸고 게임 서비스도 제공한다. KTH는 한미르의 강점인 지도와 전화번호를 결합한 지역검색을 대폭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문제는 파란닷컴이 어떤 킬러 서비스로 후발주자로서의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추고 이용자들을 흡인할 수 있느냐다. 아직은 여타 포털과의 별다른 차별점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한미르, 하이텔의 기존 유저층이 얕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SK텔레콤 계열의 네이트닷컴은 지난해말부터 킬러서비스로 우뚝 선 '싸이월드' 덕택에 이름 값을 날리게 됐다. 싸이월드는 기존 메이저포털들을 비집고 인터넷 사업에 '한방의 대박'이 아직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올해 최고 히트작이다. 반면 후발주자로 출발한 CJ인터넷의 마이엠은 기존 포털들의 장점만을 가져다 잘 만든 사이트이긴 하지만 아직은 성과를 논하기엔 이른 편이다. 그나마 마이엠은 넷마블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파란닷컴도 한미르의 강점인 지도 및 전화번호 검색이 있으나 메이저인 네이버, 다음이 이미 적극 공략하며 지평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또 유-무선 통합을 기치로 내세우고 잰걸음에 바쁜 SK텔레콤-SK커뮤니케이션즈와 달리 KTH는 무선서비스인 매직앤이 여전히 KTF로 분리돼 있는 것도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경쟁력 확보위해 M&A가 관건 KTH는 후발주자로서 뚜렷한 차별적인 특징을 내세우지는 못하고 있으나 닷컴 버블이 한창일 때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1000억원의 현금을 갖고 있다. 이 든든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후발주자로서 진입장벽을 한걸음에 성큼 줄이기 위한 M&A가 파란닷컴의 성공여부에 관건으로 떠오른다. KTH는 1000억원을 올해 내로 사용할 계획이다. 단 1000억원의 사용 여부는 이 자금을 쓸만한 대형 M&A 성사여부에 달려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라이코스, 싸이월드 등 M&A를 거듭하다 싸이월드의 빅히트로 선두그룹 진입했다. 특히 플레너스의 CJ행, SK텔레콤의 선전 등으로 대기업의 인터넷 사업 진출이 가시화되는 등 인터넷업계의 덩치키우기가 본격화되면서 M&A가 주요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라 KTH가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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