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증시침체 장기화 '위기론' 고개

日증시침체 장기화 '위기론' 고개 신용경색등 악순환에 주가 곤두박질 우려 지난해 4월 이후 가파른 내리막을 타고 있는 일본의 증시 침체를 둘러싸고 일본 국내에 '위기'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닛케이지수가 2년여만에 최저치에 달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일부에서는 일본이 오는 2~3월께 지난 97~98년 당시와 같은 금융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도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주가 폭락이 기업들은 물론 주식 투자비중이 높은 대형 은행들의 경영난을 초래함으로써 심각한 신용경색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기업들의 연쇄 도산과 부실채권 발생이 가뜩이나 일본에서 등을 돌리기 시작한 해외 투자가들의 발길을 끊어 놓음으로써 주가는 곤두박질칠 것이란 얘기다. 일본의 주가 추이를 바라보는 해외 각국도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주말 일본 고베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재무장관회의에서 아시아와 유럽지역 재무장관들 일본 경제상태가 세계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신문은 또 닛케이 지수의 하락이 전통적으로 증권투자를 자본금에 포함시켜온 일본 은행들의 취약성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일본이 위기를 피해갈 가능성은 50%에 그친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증시 약세가 일본 경제를 궁지로 몰아넣기 시작하자 이제는 경기 진작이나 증시의 투자여건 조성 등 근본적인 대책에 의존해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과 함께,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긴급 대책의 필요성이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 특히 자민당은 '정권의 생명줄이 증시 부양에 달렸다'는 위기의식 속에 비상 대책을 마련하느라 촌각을 다투고 있다. '주식시장 등 활성화대책 특명위원회'를 설치했다. 특명위는 오는 18일부터 재계의 요구대로 기업의 자사주 취득을 허용하는 방안을 비롯해, 주식 배당에 대한 이중과세 철폐 등 중ㆍ단기적인 증시 부양책을 검토해 이달 말까지 최종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이 수립된다고 해도 얼마나 장기적인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일본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해외 투자가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중ㆍ단기 대책는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기 때문. 주가 회복의 열쇠는 "기업의 효율성과 경제 전반의 생산성 제고"라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 신경립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