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방송에 나온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YG사옥에 부러움을 나타내며 자사 직원들에게 기죽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처럼 멋진 사옥은 해당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에게는 자부심을, 이를 바라보는 다른 회사 직원들에겐 부러움을 사게 하는 대상이다.
성공한 창업주라면 본인이나 직원들을 위해 사옥에 욕심을 낼만하다. 그런데 국내 4대 회계법인은 유독 사옥에 관심이 없다.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사옥을 소유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국내 1위의 회계법인 삼일PwC는 지난 1971년 창립된 이후 한 번도 사옥을 가져본 적이 없다. 1985년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뒷편에 위치한 이마빌딩에서 현재 LS용산타워로 본사를 이전한 후 30년 가까이 이 건물의 12개층과 일부를 임대해서 쓰고 있다. 삼일뿐만이 아니다. 삼정KPMGㆍ딜로이트안진ㆍEY한영 등 4대 회계법인 모두 사옥을 소유하지 않고 있다. 삼정은 강남파이낸스센터의 3개층과 근처의 대한성서공회빌딩, 리틀스타빌딩 두 곳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안진은 지난 2011년 여의도에 위치한 IFC몰에 터를 마련했으며, 한영은 지난 2007년부터 예전에 SBS 사옥이 있었던 자리인 태영빌딩의 5개층을 임대해 본사 건물로 쓰고 있다.
회계법인들이 사옥을 가지지 않는 이유는 회계법인 특유의 파트너십 체제에 있다.
한 4대 회계법인 부대표는 "회계법인들은 파트너십 체제로 구축되어 있어 매년 배당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산을 묶어둬야 할 필요가 없다"며 "회계법인과 비슷한 경영 체제로 유지되고 있는 김앤장과 같은 법무법인들도 대부분 사옥이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회계사들의 경우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파트너들이 출자해 만든 회사이기 때문에 임대 형태로 가지고 있어야 나중에 나누기도 쉽다"며 "과거 회계사 출신이 아닌 윤영각 전 삼정KPMG 회장이 사옥을 지으려는 시도를 했지만 현재 4대 회계법인 모두 사옥을 갖는 것에 별다른 뜻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