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헌재(李憲宰) 금감위 위원장이 26일 대우채권 손실률이 50%가 되더라도 대손충당금을 쌓을 경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비친 만큼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李 위원장의 언급은 대우채 손실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평균 50%선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어 실제 이 수준으로 나타날 경우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한차례 증시가 출렁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증권업게의 진단이다.
◇증시는 한차례 출렁거림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주식시장은 대우채 손실규모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주로 손실률이 50%를 넘을 것으로 생각하고 부정적인 흐름이 이어져 지수 8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투신을 포함한 기관투자가들이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며 주식과 채권을 내다팔았기 때문이다.
최근 돌아가는 분위기로 봐서 이런 우려감이 현실화될 소지가 많은 상황이어서 증시는 또한차례 홍역을 치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손실률이 50%를 웃돌면 투신사들은 공사채형은 물론 주식형 수익증권 환매사태라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은행들도 대손충당금 부담에 맞닥트리게 된다. 아무리 충담금 적립에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실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관들은 보유 채권이나 주식을 내다팔게 되고 주가하락, 금리상승의 악순환도 예상할 수 있다.
한 투신사 주식운용역은 『정부가 이에 대해 공적자금의 신속한 투입 등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충격이 오래가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손실률이 50%선으로 나오면 단기적으로 시장이 크게 출렁거리는 상황은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790~800선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 대우실사가 드러나면 잠시 주춤거리면서 75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이상 주가기 밀릴 경우 정부로서도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 방관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손실률에 대한 시장충격은 어느정도 반영됐다 이미 시장은 손실률이 50%이상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아래 움직여왔기 때문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분석도 많다. 따라서 일부 낙관적인 전문가들사이에선 실사결과 발표가 상승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정부에서 좋은 시나리오를 제시해왔으나 시장은 최악의 상황도 고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실제 결과가 나오면 잠재된 악재 소멸이라는 재료가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李 금감위 위원장이 말했듯이 손실부담을 하더라도 은행에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정부가 금리안정을 바탕으로 기만하게 대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점도 단기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투신이나 증권사들도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꾸준히 유동성 확보에 주력해 온게 사실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충격만 흡수되면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이란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습성이 있는데 최근에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라는 뇌관제거라는 좋은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움직임도 낙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은 대우문제보다는 미국증시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우문제 처리방향에 대해서 외국인들로부터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고 최근 동향을 보더라도 방향이 확실해질 경우 다시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26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매매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으나 30억원정도의 매도우위에 그쳤다.
한누리증권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우처리의 큰 그림에 동의하고 있고 손실규모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추정해왔다』며 『손실률이 얼마냐보다 대우문제 처리가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는데 무게를 두고 볼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움직임이 조만간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어쨌든 실사결과 가시화후 손실률이 어느정도 되더라도 정부의 후속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고 신속하게 이루어지느냐가 앞으로의 주식시장 향방을 가늠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막바지에 이른 대우사태가 가닥을 잡고 투신 대량환매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되는 내달초가 상승국면 전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석훈기자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