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강풍도 배상문(22ㆍ캘러웨이)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장타자 배상문이 중국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08시즌 개막전에서 나흘 내내 선두를 고수한 끝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배상문은 23일 상하이 실포트GC(파72ㆍ7,179야드)에서 열린 한ㆍ중투어 KEB인비테이셔널(총상금 4억원) 4라운드를 3오버파 75타로 마쳤다. 그러나 전날까지의 선전에 힘입어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를 기록한 그는 석종율(40ㆍ캘러웨이)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이로써 첫날 단독 선두에 나선 뒤 3라운드 공동 선두를 포함해 처음부터 끝까지 1위 자리를 지켜낸 그는 개막전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 승리로 장식했다. 2006년 에머슨퍼시픽오픈, 지난해 SK텔레콤오픈 우승에 이어 통산 3승째다. 2005년 투어에 데뷔해 작년 상금랭킹 4위에 올랐던 배상문은 3년 연속 우승컵을 수집하며 국내 정상급 대열에 자리 잡았음을 입증해 보였다. 또 SK텔레콤오픈 3승 중 2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로 따내는 뚝심도 과시했다. 이날 경기는 배상문과 석종율의 대결보다는 그린의 볼이 움직일 정도로 분 바람과의 싸움이 됐다. 엎치락뒤치락하며 15번홀에서 다시 공동 선두가 된 이들의 승부는 16번홀(파4)에서 배상문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석종율이 드라이버 샷을 물에 빠뜨리자 기회를 잡은 배상문은 8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단숨에 3타 차로 달아난 것. 그러나 배상문이 17번홀(파4)에서 1타를 잃고 2타 차가 된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드라이버 샷을 물에 빠뜨린 뒤 4번째 샷도 그린을 넘기면서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석종율이 먼저 파로 홀 아웃 한 뒤 배상문은 4m 보기 퍼트를 홀에 떨구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6년 매경오픈 제패 이후 2년만의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렸던 석종율은 배상문의 장타에 맞서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승부했으나 16번홀 통한의 더블보기로 꿈을 접고 말았다. 김형성(28ㆍ삼화저축은행)과 최호성(35)이 공동 3위(3오버파)를 차지했다. 사상 처음 한ㆍ중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대회에서 중국선수는 쉬엔하오가 유일하게 공동 9위(6오버파)로 10위 안에 드는 데 그치면서 아직은 한 수 아래임이 확인됐다. KEB인비테이셔널은 오는 9월2일부터 한국에서 한번 더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