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플랫폼, 콘텐츠, 정보기술(IT) 트로이카를 장악하라 최근 한ㆍ미ㆍ일 인터넷 공룡 기업들이 IT산업을 이끄는 이 삼두마차를 잡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했다. 각 분야를 하나로 융합되는 컨버전스(convergence)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이상의 구분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해당 분야의 대표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는 물론,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관련 업체들을 ‘싹쓸이’하는 ‘무한 인수 합병(M&A)’까지 인프라와 플랫폼, 콘텐츠 3요소를 동시 석권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구글 '이젠 이동통신이다' 검색 황제 ‘구글’은 검색 시장에서 쌓은 독점적인 지위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콘텐츠와 응용서비스 업체에 대한 M&A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떠오르는 샛별’인 유튜브를 인수,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시장을 단숨에 장악한 데 이어, 올해는 온라인 광고기업 ‘더블클릭’ 모바일 소프트웨어업체 ‘자이쿠’를 인수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구글의 행보를 놓고 ‘1주일 1개사 인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근 시장은 M&A보다 구글이 언제 ‘구글폰(G폰)’을 내놓고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하느냐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구글은 이미 미국 2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와 함께 구글폰에 들어간 응용프로그램과 서비스 정책을 내놓겠다고 지난 달 31일 발표하는 등 사전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직접 휴대폰을 생산하지는 않겠지만 버라이즌이라는 인프라를 활용해 휴대폰이라는 플랫폼에 자신들의 유무선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 감독에서 선수로 소프트뱅크의 변신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일찍부터 인프라와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해 왔다. 무대(인프라와 플랫폼)만 잘 갖추어 놓으면 선수(콘텐츠 기업)들이 알아서 돈을 벌게 해줄 것이 손 사장의 지론이었다. 소프트뱅크는 자회사인 소프트뱅크BB를 통해 초고속인터넷사업을 시작하고 야후재팬을 인수해 플랫폼을 장악했다. 지난 해에는 보다폰재팬을 인수해 모바일 인프라를 확충했으며 파격적인 요금상품을 앞세워 가입자 유치에 호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소프트뱅크는 선수를 자처하고 있다. 미국에서 구글이 야후를 제치고 인터넷 기업 1위로 등극한 데 이어 일본에서도 인맥서비스 믹시(MIXI) 등 새로운 서비스를 앞세운 콘텐츠 강자들이 등장하면서 과거처럼 팔짱만 끼고 구경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온라인 게임회사 겅호 온라인을 설립하고 2005년에는 한국의 그라비티는 4,000억원이 넘는 가격에 인수하는 모험을 단행했다. 올 해 들어서 한국의 벤처기업에 2,5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밝힌 데 이어 특히 신규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 집중 투자를 진행하며 새로운 서비스 발굴에 나서고 있다. ◇ NHN, '통신업계 물렀거라' ‘네이버-한게임 네트워크’로 풀이되는 NHN은 태생부터 플랫폼과 콘텐츠의 결합이 주는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태어난 기업. 하지만 소프트뱅크나 구글과는 달리 NHN의 자본력은 인프라 사업에 뛰어들만큼 충분하지 못하다. 그래서 NHN은 인프라를 구축한 기존 사업자들과 제휴를 통해 인프라 분야를 보강하고 있다. KT와 인터넷TV(IPTV) 관련 제휴를 맺으며 차세대 TV사업에 한발을 내밀었고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도 협력관계를 형성했다. 게다가 지난 해까지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모바일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올들어 LG텔레콤과 모바일 인터넷 사업협력을 맺었으며 모바일 네이버의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보강하며 유선에서 쌓은 영향력을 이동통신으로 확대시켜 나가려고 한다. IT업계의 관계자는 “NHN이 노리는 것은 결국 지금 SK텔레콤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라며 “시가총액 뿐 아니라 매출이나 기업규모 면에서도 거대 통신사들을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