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신동빈 '개혁·혁신' 다짐, 실천이 중요하다

경영권을 두고 볼썽사나운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이 또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는 말뿐이 아니라 그룹 쇄신안까지 들고 나왔다. 한국 롯데의 사실상 지주사인 호텔롯데를 조만간 국내에 상장하고 그룹 순환출자의 80%를 연내 해소하겠다는 게 골자다. 장기적으로 순환출자 완전해소와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지배구조와 기업문화 개선은 물론 청년 일자리를 포함한 고용과 사회적 책임 프로젝트를 확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롯데는 우리나라 기업"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어떻게든 이번 위기를 넘겨야 한다는 절박함까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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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견 롯데그룹과 신 회장이 이번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동원한 듯 보인다. 호텔롯데 기업공개와 일본 계열사가 가진 지분 축소를 통해 롯데의 주인이 일본 기업이라는 의혹을 어느 정도 털어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롯데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변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신 회장은 롯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롯데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적인 시선이 단지 지배구조와 경영 불투명성 때문만은 아니다.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계열사의 갑질 논란, '손가락 경영'으로 지탄받는 수직적 조직문화, 권력유착설 등 잠재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기업문화와 상생경영 같은 알맹이는 그대로 둔 채 구조 등 껍데기만 손본다면 롯데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더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은 대국민 사과 말미에 "개혁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겠다.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시한 해법은 정확했다.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일자리와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는 등 실천에 나서는 일만 남았다. 롯데가 국가와 경제를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데 누가 욕할 수 있을까. 신 회장에게는 네 번이나 '사죄'라는 단어를 꺼내며 머리를 조아린 것이 쇼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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