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실탄 장전' 헤지펀드 저가매수 나서나

투자자 환매요구 거세 일단 현금 늘리며 '관망'<br>"시장안정땐 가장 먼저 공격적으로 나설것" 분석


글로벌 증시의 폭락으로 사상 최악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헤지펀드들이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며 실탄을 장전하고 있어 언제 매수세로 돌아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험을 안고서라도 수익이 나는 곳이면 발 빠르게 투자하는 헤지펀드의 특성상 주식시장의 바닥 징후가 보이면 가장 먼저 저가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은 여타 이머징마켓에 비해 원화가치 하락폭과 주가 낙폭이 두드러져 이를 뒤집어 보면 달러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연초 대비 3분의1~4분의1 값에 국내 우량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온 셈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헤지펀드들의 주식매도 공세는 지난 50년 이래 최대 규모다. 투자자들의 환매요구 및 신용시장 경색으로 외부 자금조달이 힘들어지자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내던지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미국의 헤지펀드가 -15%, 유럽의 헤지펀드가 -25%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전체로는 -18%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헤지펀드업계 전체 자산규모도 1조3,00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6월보다 32% 급감한 것이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심지어 우량 헤지펀드들도 주식 매도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헤지펀드의 수익률을 보여주는 HFRX글로벌인덱스는 10월 들어서만 7.76%(22일 현재) 급락했다. 지난달에는 5.4%가 떨어져 지난 1998년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 사태 이후 월간 기준으로는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일부 헤지펀드들이 최악의 시기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실탄을 마련하고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안정을 되찾을 경우 손에 현금을 쥔 헤지펀드들이 가장 먼저 공격적 매수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 같은 가치 투자자들도 매수세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헤지펀드인 폴슨 에드벤티지 플러스 펀드는 지난달 말 현재 현금 보유 비중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헤지펀드인 윈턴캐피털도 보유 자산의 95%를 미국 국채(TB)와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헤지펀드들은 아직까지 시장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유지하며 관망하고 있다. 투자 손실이 워낙 큰데다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잇따르고 있어 공격적 투자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컨설팅회사 맷 시몬 타브그룹 애널리스트는 “헤지펀드들은 리스크를 줄이라는 고객들의 거센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금은 투자자들을 진정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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