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합의냐 협의냐… 하나·외환 노사 막판 기싸움

조기통합 관련 사안 문구 놓고 일주일 넘게 팽팽한 줄다리기

대화엔 진전… 합병 진행 무난

하나금융이 최근 중국에서 하나·외환은행 통합법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를 잡음 없이 출범시켰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합의'와 '협의' 한 글자 때문에 일주일 넘게 기 싸움을 펼치고 있다.

다만 노사 간 대화에 진전은 보이고 있어 하나금융이 원하는 합병기일(내년 2월)까지 양자 간 논의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정보기술(IT) 통합 등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합의할 것인지 협의할 것인지 이 문구를 놓고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면서 "이 같은 사안들을 제외하고는 노사 간의 대화가 상당 부분 진전됐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조기통합과 관련해 노측은 합의라는 단어를 고수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협의라는 말을 넣고 싶어 한다는 후문이다.


노측이 협의라는 말을 꺼려 하는 이유는 사측이 통보만 하고 일방적으로 조기통합을 강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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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합의냐 협의냐와 같은 지엽적인 문제로 싸우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해외에서는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작업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하나·외환은행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통합이 성사됐고 12일에는 하나·외환은행 통합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외환은행 노조와 하나금융은 지난달 29일 이후 매일같이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측은 하나금융이 이와 관계없이 합병 관련 절차를 계속 강행하고 있다며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오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달 초 금융위·금감원에 하나금융이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합병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며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꾸준히 금융위원회에 은행합병 예비승인을 해달라고 요청해오고 있고 외환은행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설득하고 있다"면서 "일주일에 두 번은 이 같은 일이 반복된다. 당국의 입장은 어느 한쪽의 의견만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사 간 대화에 진전이 보이는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다는 후문이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노사가 대화할 때 지주회장의 참여여부와 같은 대화의 원칙이나 범위에 대해 협상을 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론을 낼 생각"이라면서도 "다만 합의가 된 것은 아니며 지금까지 이견이 있고 조정을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통합을 반대했던 외환은행 노조가 사측과 통합 논의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하나금융이 당국의 승인을 얻어 내년 2월에 통합법인을 출범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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