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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백이 먼저 두게 한다

제2보(15∼24)<br>○백홍석 6단 ●박정환 3단 <제4기십단전결승3번기제2국>



박정환의 별명은 대두. 한국기원에 연구생으로 들어온 직후부터 선배 연구생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박정환은 초등학교 3학년 2학기때 연구생이 되었고 충암중학교 2학년 1학기때 입단하였다. 대두는 가냘픈 몸매에 비해 머리가 크다는 뜻이며 예전에 쓰이던 대갈장군과 동의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2년 사이에 키가 훌쩍 커서 지금은 대두라는 별명이 별로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흑15로 손을 돌리는 수법은 흔히 등장하는 것이다. 흑으로서는 계속해서 하변을 키우자니 지역이 너무 좁으므로 아예 손을 빼어버린 것이다. 하변을 백이 먼저 두게 하고 그것에 맞추어 돌의 방향을 정하겠다는 고수의 감각이다. 백22는 흑더러 어서 한 수 들여 하변을 지키라고 강요한 수인데 박정환은 다시 한번 손을 빼어 흑23으로 지키고 있다. 물론 흑이 하변을 지키고 둘 수도 잇는 장면이다. 지킨다면 참고도1의 흑1인데 그것이면 백은 2로 저공 침투를 할 것이 거의 뻔하며 흑3 이하 백8까지의 절충이 이루어질 것이다. 백6에 왜 꼭 흑이 7로 참아두어야 하는지 아마추어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을 것이다. A로 응수하면 어떻게 될까. 여러 가지로 신경이 쓰이므로 프로는 그렇게 두기를 싫어한다. 참고도2의 흑7에 대하여 당장 백8에 붙여도 응수가 심히 거북하다. 흑9면 백은 지체없이 10에 붙일 것이다. 결국 백이 먼저 하변에 24로 뛰어드는 바둑이 되었다. 여기서 흑은 어떻게 응수하는 것이 최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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