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한-인도 FTA에 거는 기대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가 임박했다. 지난해 시작된 양국 정부간의 공동연구가 마무리되었고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조만간 공식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쟁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국가와의 FTA 협상과 비교하면 심각한 마찰이 예상되는 이슈는 적은 편이다. 인도경제의 약진은 주지의 사실이다. 11억 인구와 막대한 보유 자원, 높은 기초과학 수준, 세계적 수준의 IT산업 등을 기반으로 최근엔 성장률이 7%내외에 이르렀다. 놀라운 변신을 거듭하면서 경제대국으로의 발걸음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인도 진출은 아직 시작 단계다. 물론 최근 인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역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는 하다. 또한 삼성ㆍLGㆍ현대자동차 등 일부 대기업들의 직접투자가 성공한 사례도 있다. 포스코도 대규모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제교류는 매우 적은 편이다. 2005년 무역규모는 67억달러, 지금까지의 직접투자 누계는 15억달러로서 중국에 비하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체결되는 한ㆍ인도 FTA는 우리 경제에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업에는 새로운 시장과 투자처로, 그리고 국가적으로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어쩌면 우리 경제가 지난 10년간의 저성장국면을 극복하는 교두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FTA가 체결되면 우선 교역 확대가 가능하다. 인도는 2004년 기준으로 평균관세율이 거의 30%에 이르고 다양한 비관세장벽을 쌓고 있다. FTA로 이러한 장벽이 완화되면 우리는 전기전자ㆍ기계류 등에서, 그리고 인도는 비금속광물ㆍ섬유ㆍ농수산물 등에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FTA 체결의 또 다른 이점은 해외투자 대상지로서의 매력이 커진다는 것이다.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 데다 투자위험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한ㆍ인도 FTA에서는 이것이 교역 확대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교역이 활발해지면 상호간 투자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특히 인도와의 FTA에서는 공동연구 단계에서부터 투자ㆍ서비스시장ㆍ인적 교류ㆍ기업간 협력 등 광범위한 내용들이 검토되고 있다. 명칭도 ‘자유무역협정(FTA)’이 아니라 ‘포괄적 경제파트너 협정(CEPA)’이다. 투자여건이 상당히 좋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인도는 지금도 생산을 위한 투자지로서 매력적이다. 중국보다 낮은 임금으로 잘 교육된 숙련노동자를 확보할 수 있고 천연자원도 풍부하다. 금융ㆍIT 등 제조업 관련 서비스산업도 잘 발전되어 있다. 그러나 투자위험이 크기 때문에 과감한 투자에는 한계가 있다. 독특한 사회구조와 문화, 신분제도, 거래 관행 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데다 정치적 위험도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한ㆍ인도 FTA가 체결되면 이러한 투자위험이 상당히 완화될 수 있다. 인도 중앙정부와 주정부의 인허가에서부터 이중과세방지ㆍ과실송금ㆍ인력교류ㆍ기술협력 등 해외투자에 수반되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인도와의 교역과 투자가 활성화되면 아세안ㆍ서남아ㆍ중동ㆍ동구 등과의 교류 확대라는 부수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이나 일본ㆍ미국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다변화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우리의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농축수산물 수입 증가, IT 등에서의 전문인력 유입, 서비스부문 개방 등에서는 충격 최소화 및 이해관계자 설득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훨씬 많으리라는 것이 일반적 전망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한ㆍ인도 FTA가 성사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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