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연의 계절' 가을을 앞두고 벌써부터 뮤지컬 대작들의 티켓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번 시즌 뮤지컬 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브로드웨이 흥행작들이 대거 선보인 가운데 영화 히트작을 뮤지컬로 옮겨 놓은 작품까지 가세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 올 상반기 '레미제라블'외에는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었던 만큼 대작들의 잇따른 무대 진출이 하반기 뮤지컬 시장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실제로 이들 작품들은 아직 개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인터파크INT 뮤지컬 톱 20위권에 포진하면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대작, 치열한 경쟁 펼치다=눈길을 끄는 브로드웨이 흥행 대작으론 '애비뉴Q'와 '아메리칸 이디엇'을 꼽을 수 있는데, 두 작품 모두 오리지널 팀이 내한한다. 오는 23일에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대작 '위키드'를 제칠 정도로 흥행한 '애비뉴Q'가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탄생 1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애비뉴Q'는 전세계 173만명 관람, 1,290억원 매출이라는 몬스터급 흥행 기록을 세웠다. 작품에는 아홉 개의 퍼핏(손을 넣어 조종할 수 있는 인형) 캐릭터와 프린스턴ㆍ로드ㆍ루시 등이 등장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브로드웨이 화제작 '아메리칸 이디엇(American Idiot)'의 오리지널 팀도 9월 5~22일까지 3주간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 오른다. 2009년 초연된 이 작품은 교외 지역에서 살던 세 청년이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는데, 9·11사태 이후 미국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정체성 혼란이 잘 녹아있다는 평이다. 소재는 팝펑크 밴드 그린데이(GREEN DAY)의 동명 앨범에서 따왔다. 앨범 '아메리칸 이디엇'에 수록된 곡에 담긴 이야기를 확장해 락 오페라 형식으로 만든 것.
◇세계적인 뮤지컬 대작, 우리말로 만나다=1998년 프랑스 파리 초연 이후 전 세계적으로 1,000만명 이상이 관람하고 국내에서도 수많은 마니아 층을 양산했던 프랑스 대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한국어 공연으로 돌아온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15세기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이방인이었던 집시 여인을 사랑한 꼽추 콰지모도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다룬 빅토르 위고의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9월 27일부터 11월 17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의 주인공인 '콰지모도' 역은 홍광호와 윤형렬이 맡고,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역은 바다와 윤공주가 더블 캐스팅됐다. 지난 해 5월 우리나라 관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흥행 기록을 세운 초록마녀가 다시 돌아온다.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9년째 1위를 기록한 '위키드'의 지난해 내한 공연은 최단 기간 20만 관객 돌파 등 신기록을 세우며 최고 흥행작으로 평가됐다. 올해는 호주, 영국, 멕시코 등에 이어서 우리나라가 '위키드' 탄생 10주년 기념도시로 선정, 오는 11월 22일 샤롯데씨어터에서 한국어 초연 무대가 선보인다.
◇명작 영화, 스크린 나와 무대에 오르다=명작 영화를 무대 위로 끌어올린 작품도 눈길을 끈다. '지킬앤하이드', '스칼렛핌퍼넬'의 세계적인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브로드웨이 최신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가 9월 4일부터 10월 2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다. 1967년 영화로 먼저 만들어진 후, 국내에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세계적인 히트작을 원작으로 한다. 1930년대 실존했던 남녀 2인조 강도 보니와 클라이드의 실제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미국 역사에서 악명 높은 듀오이자 대공황 시기 미국 젊은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클라이드' 역에 엄기준, 한지상, Key, 박형식이 캐스팅됐다. 클라이드의 연인 '보니' 역은 리사, 다나, 안유진이 맡았다. 1990년 페트릭 스웨이즈와 데미무어가 출연해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고스트(국내 개봉작 제목은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고스트'는 11월 24일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사랑하는 연인을 남겨두고 죽은 후에도 그녀의 곁을 지켜주는 샘 위트 역은 김준현ㆍ김우형ㆍ주원, 여 주인공 몰리 젠슨 역은 아이비와 박지연이 맡는다. 영화 속 우피 골드버그가 연기한 오다메를 맡은 최정원은 검은 피부, 레게 머리, 화려한 장신구 등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