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건립하는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시는 6일 마포구 상암 택지개발지구 내 DMC 용지에 랜드마크 빌딩 건립 제안서를 제출한 미국 부동산업체 NAI컨소시엄 등 국내외 3개 업체 모두 공급대상자 선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1개 업체는 입찰참가자격 미달로 심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나머지 2개 업체의 경우도 과도한 고급주택 분양을 전제로 하는 등 DMC 랜드마크 빌딩 조성목적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마감된 사업제안서 공개모집에는 NAI컨소시엄과 대우건설 등 국내 8개 회사로 구성된 랜드마크컨소시엄, KS종합건설 등 3개사가 입찰했다.
이들 업체 모두 12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건축하는 계획서를 냈으며 시는 계획서를 바탕으로 구조안전ㆍ교통ㆍ환경 등에 대해 3단계 평가를 실시했다.
그러나 DMC 유치기업의 배후지원 기능을 수행하고 국내 대표적 건물로서의 상징성을 갖도록 한다는 건립목적에 맞는 대상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입찰에 참여한 모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용지매입 안내에 기재된 실격사유에 해당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계획 내용이 부적절하다고 취소결정을 내린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추후 협상을 거쳐 실격 여부를 결정하는 게 순서에 맞다”고 지적했다.
시는 내년 2월께 제안서 공개모집 공고를 다시 내고 사업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경제상황에서는 1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이 드는 이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업체가 선뜻 나서기 힘든데다 국방부가 고도제한 해제의 조건으로 빌딩 옥상에 방공진지 구축을 제시, 건립비용 증가가 불가피해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국방부와 지난해 3월 비행안전구역 내 비행장 주거리 확보를 위한 초고층 건물 건립 제한조치를 완화, 최대 540m(120층)까지 건물을 짓되 건물 옥상에 방공진지를 구축한다는 데 합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