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뜬금없는 北 붕괴론 "실체 있나" 촉각

MB "통일 머잖아" 발언에 靑 "대북정책 불변" 확대해석 경계<br>전문가들 "현실과 맞지않아"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북한문제와 남북통일에 대한 발언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지도부의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 "북한 주민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역사상 국민의 변화를 거스를 수 있는 어떤 권력도 없다" "통일이 머지않았다" 등의 발언이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1990년대 중반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북한이 5년 내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대적인 반북 캠페인을 벌였던 것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발언배경과 향후 전개 상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확대 해석하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지만 이 대통령은 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교민들과의 간담회에서 "통일이 가까이 온 것을 느낀다"고 밝혀 또 다시 세간의 궁금증을 키웠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3일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의에서 "북한은 이미 텃밭을 가꿀 수 있고 반대하든 찬성하든 골목에 시장도 열리고 있다. 많은 탈북자가 오고 있다"며 "주시해야 할 것은 지도자들의 변화보다 북한 주민들의 변화"라면서 "역사상 국민의 변화를 거스를 수 있는 어떤 권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지난 11월29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대통령 담화문'에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이라며 "그동안 북한 정권을 옹호해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종합하면 '북한 지도부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 주민은 변화하고 있다. 역사상 국민의 변화를 거스를 수 있는 어떤 권력도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형식논리로만 보자면 지금의 북한 정권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정권인 셈이다. 정부 외교라인에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임박'과 '북한 붕괴 임박' 얘기가 새나온다. 최근 위키리크스의 공개에 따르면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외교차관 시절인 2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이미 경제적으로 붕괴했으며 김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 정치적으로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명박 정부의 대북 인식 기류 변화는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김영삼 정부와 흡사한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던 중 김일성이 사망하자 '북한 붕괴 임박설'을 적극적으로 주창하며 대북 강경노선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면서 이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한 억측을 경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 붕괴론과 김 국방위원장 사망론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인식이라는 지적이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의 직무적 부분에서는 지금 북한 경제사정 등을 보면 그렇게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통일이 바로 가까이 왔다고 예상하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중국이 지원을 계속하고 있고 북한의 급격한 변화를 원하지 않고 있는 만큼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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