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김승유 회장 "시장 점유율 50% 넘으면 국영은행과 차이 없어"

김 하나금융회장 '메가뱅크' 회의적 시각


김승유(사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초대형 은행을 만드는 '메가뱅크'론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김 회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나 "국내 금융시장이 (대형 은행 간 M&A를 통해) 2~3개 대형은행 체제로 재편된다면 그중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은행이 나올 것"이라며 "점유율이 50%를 넘으면 국영은행과 다를 게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또 "해외로 나가 경쟁하려면 어느 정도의 규모가 필요하겠지만 국내 점유율을 높여 20~30% 이상이 된다고 해도 해외 시장에서는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자본금과 자산 규모를 아무리 늘려도 커스터마이징 네트워크(고객망)과 정보력, 사람(인적 자원)이 없으면 소용 없다"며 "일본이나 중국은행도 도이체방크 등 유럽ㆍ미국 은행보다 규모가 작지 않지만 경쟁력이 높다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와 같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메가뱅크'론에 대해 이례적으로 고언을 던진 것은 대형 금융기관은 망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대마불사론'이 최근 국제적 금융규제 흐름과 발 맞춰 퇴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버락 오바마식 금융개혁과 볼커룰의 향방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더 관심이 있다"며 "우리나라의 금융개혁도 미국ㆍ일본 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국내에서 메가뱅크 탄생시 과연 경영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김 회장이 고언을 던진 배경으로 이해된다. 그는 "중요한 것은 합병을 어디와 어떻게 하느냐보다 합병후 통합(PMI)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라며 "하나대투증권도 인수 이후 수년이 지난 이제서야 본궤도에 올라서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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