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건축은 문화다] 제포빌딩-인의식(연미건축 대표)

하늘공원 같은 옥상 자연과의 교감 살려


[건축은 문화다] 제포빌딩-인의식(연미건축 대표) 하늘공원 같은 옥상 자연과의 교감 살려 고광본 기자 kbgo@sed.co.kr “옥상에서 차 한잔 하시죠.” 서울 강남구가 아름다운 건축물 30개 중 한 곳으로 꼽은 역삼동 제포빌딩의 옥상은 마치 ‘하늘공원’같다. 70%가량은 나무를 성처럼 두르고 바닥에는 잔디를 깔아 포근한 느낌을 준다. 입구 쪽에는 나무바닥 위에 파라솔 탁자를 놓아 시원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다. 이 건물을 설계한 인의식(연미건축 대표) 건축가와 건물주인 서영복 제포실업 대표가 기자를 옥상에서 만나자고 한 이유가 자연스레 이해가 됐다. 제포빌딩은 2호선 역삼역 1번 출구를 나와 금융결제원을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30~40m쯤 떨어진 곳에 있다. 붉은색 사암(외벽)과 유리가 횡적으로 차례로 배치된 아담한 4층짜리 건물이다. 멀리서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참 개성이 강한 건물이구나’라는 느낌이 절로 든다. 우선 사무실과 한의원(75%가량)을 한쪽 라인으로 몰고 다른 쪽에는 엘리베이터와 화장실ㆍ탕비실ㆍ기계실을 한꺼번에 배치함으로써 건물을 사실상 2개의 동으로 나눈 뒤 2층부터 옥상까지를 각각의 다리로 연결했다. 특히 1층의 안쪽을 대나무숲으로 둘러싼 휴식공간으로 만든 점이 포인트. 이 곳에서 차를 마시며 파란 하늘을 감상할 수 있고 지나가는 차나 행인들을 볼 수도 있다. 건물의 안쪽과 세상이 상호 소통하는 셈이다. “알칼리성 자연과 산성 도심이 교감을 나누는 장소”라는 게 인 대표의 설명이다. 기존 고속도로 휴게소와는 상당히 차별화 된 금강휴게소ㆍ덕평휴게소 등을 설계해 눈길을 끈 건축가답다. 제포빌딩의 개성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사암의 색깔은 붉은색으로 통일했지만 모양이나 크기가 다 제각각이다. 사암을 갈아서 쓰는 등 공을 많이 들여 보기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 보인다. 또한 언덕길에 자리 잡은 건물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흔적이 곳곳에 눈에 띈다. 사무동 앞에 커다란 느티나무를 심어 중심을 잡고, 기계식 주차장은 건물을 끼고 측면에서 들어가도록 했다. 또 앞쪽 출입구를 사무동 1층용, 지하층용, 엘리베이터용 3개를 둔 것도 이색적이다. 사무실에는 기둥을 세우지 않았다. 굳이 ‘옥에 티’ 찾는다면 처음 말끔하던 건물모습(사진)이 이제는 한의원 간판이 1층 상당 부분과 옥상 한쪽을 차지하면서 건축미를 일부 축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인 대표는 “일반 건물에 비해 건축비를 더 들이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독창적인 콘셉트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6/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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