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와 임대주택 건립을 놓고 가끔 갈등을 빚을 때가 있지만 대부분 원만하게 해결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돈이 있기 때문이다."(웃음)
프랑스 국가도시재생청(ANRU)의 피에르 살레나브(사진) 대표는 "프랑스의 경우 필요한 사업이 있으면 정부나 기업체에서 돈을 주기 때문에 예산 부족을 걱정해본 적이 없다"며 재생사업이 성과를 내려면 무엇보다 예산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NRU는 2003년 만들어진 '도시재개발 국가프로그램(PNRU)'에서 규정한 도시재생사업을 실행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연간 10억유로(한화 약 1조4,50억원)가량의 예산을 집행한다. 이 금액은 정부와 경제사회연합(UES) 등으로부터 지원받는다. 특히 공·사기업과 각 산업단체·조합 등으로 구성된 경제사회연합은 건설주택법 규정에 따라 근로자의 주거여건 개선을 위한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살레나브 대표는 "모두 12곳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데 정부와 경제사회연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나라마다 도시재생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이 다양하겠지만 프랑스가 조금 특별한 경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시재생에 자금을 지원해 임대주택을 많이 짓게 되면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들의 주택난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기업들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PNRU에 의해 재생사업이 이뤄지는 곳은 프랑스 전역과 옛 식민지 국가 등에 걸쳐 490곳에 이른다. 하지만 ANRU의 직원은 88명에 불과하다. 사업지에 비해 직원이 적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살레나브 대표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며 "지자체뿐 아니라 지역별로 다양한 도시재생 시행기관들이 있기 때문에 협력을 통해 충분히 관리·통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