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비에이치社 '역발상 전략' 눈길

中시장 경영환경 악화 불구 뒤늦게 진출<br>연말 산동성 공장 완공·내년 3월 양산계획<br>"저부가가치 PCB OEM 생산" 에 주문 밀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인 비에이치는 중국 산동성 해양시에 1,500만 달러를 투자해 PCB 공장을 짓고 있다. 연말 완공이 되면 내년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언제부터인지 국내 기업들은 중국 진출을 꺼리기 시작했다. 오히려 중국에 진출해있던 일부 기업들은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세금을 강화하는 등 경영 환경이 점점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에이치가 뒤늦게 중국에 들어가는 이유는 뭘까. “그 동안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한 가능 큰 이유는 인건비 절감입니다. 시장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비에이치는 새로운 시장을 찾았기 때문에 남들이 주저하는 지금이 오히려 호기라고 판단했습니다” 김재창(49) 비에이치 대표는 “역발상 전략이 있는 만큼 성공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PCB 업체들의 주력제품은 휴대폰용 PCB다. 그런데 휴대폰 세트 메이커들은 이익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는 고부가 PCB와 손해를 감수해야 되는 저부가 PCB를 묶어 턴키로 발주한다. PCB 업체들로서는 저부가가치 PCB를 자체 생산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 중국 업체에 외주를 준다. 하지만 품질ㆍ납기 등 여러가지 면에서 안정성이 떨어진다. 비에이치가 주목한 것은 이 대목이다. “비에이치가 PCB 업체들의 저부가가치 PCB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하겠다고 하니 서로 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PCB 업체들은 같은 값으로 품질 등에서 믿을 수 있는 비에이치에게 납품받으니 좋고 비에이치는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서 좋은 윈윈 구조가 된 거죠” 중국 공장의 성공을 확신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생산성 향상이다. 비에이치는 이곳에서 세트 메이커 발주 물량도 소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PCB 업체가 하는 단품이 아니라 모듈 형태로 공급할 방침이다. 휴대폰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는 공정이다. 공정이 많을수록 사람 손이 많이 가 값이 비싸진다. 세트 메이커는 그래서 점차 모듈 형태로 부품을 공급받으려고 한다. 비에이치는 이곳에서 PCB 단품이 아니라 PCBㆍ키패드ㆍ돔스위치ㆍSMD 등을 묶어 모듈 형태로 공급할 예정이다. PCB를 제외한 나머지 부품은 기술을 갖고 있는 전략적 파트너를 통해 해결할 생각이다. “부품이 100개면 100개의 공정이 필요하지만 부품을 모듈로 바꾸면 공정을 10개 이하로 줄일 수 있습니다. 세트 메이커는 원가를 줄일 수 있고 모듈 공급업체는 수익성이 좋아집니다” 비에이치는 내년에 중국 공장에서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전체 매출 목표 900억원의 30%가 넘는다. 역발상의 시장 창출 전략으로 든든한 신규 수익원 하나를 추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