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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은 지난 6월 아이엠투자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자기자본 기준 업계 10위권에 올라섰다. 또 2·4분기 분기기준 사상최고의 영업실적을 올리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이 회사는 대규모 유상증자와 기업금융부문을 비롯한 전 부문의 수익성 제고를 바탕으로 오는 2020년 대형 투자은행(IB) 진출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은 2·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2.7%나 급증한 1,407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불과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1,443억원)에 맞먹는 액수를 벌어들인 셈이다. 같은 기간 매출도 194.9% 늘어난 8,661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174% 증가한 911억원으로 3개 분기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기업금융, 트레이딩, 리테일 등 22개 전 사업본부에서 고른 성장이 이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딩 부문에서 강점을 지닌 아이엠투자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수익모델이 강화됐고,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앞세워 리테일 부문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점포 수는 줄이는 대신 점포당 영업직원 수는 늘리는 과감한 영업전략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경쟁력 있는 비용구조와 더불어 우수인력을 확보한 덕분에 리테일 매출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종금업 면허를 기반으로 한 부동산금융 등 기업금융부문은 메리츠종금증권의 실적개선을 이끄는 또 다른 원동력이다. 이 부문은 한 때 전체 회사 수익의 70% 가까이 차지하기도 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딜 소싱(거래 대상 발굴)과 같은 초기 단계에서부터 클로징(거래 마무리)은 물론 한 발 더 나아가 사후과정에 이르기까지 딜의 전 부문에 걸친 전사적 리스크 관리체계를 한층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오는 2020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 IB)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전신인 메리츠증권이 지난 2010년 메리츠종합금융과 합병하면서 획득한 종금업 면허가 만료되는 2020년 4월 이후에도 메리츠종금증권의 강점인 기업여신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금융부문 사업을 계속 영위하기 위해서다.
현행법상 대형 IB가 되기 위해선 자기자본 규모가 3조원을 넘어야 하지만 증권사를 인수합병(M&A)해 자기자본을 5,000억원 이상 확충할 경우에는 자격요건이 2조5,000억원으로 완화된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2020년 이후에 종금업 면허를 반납하면 부동산금융 주선과 리스, 기업여신 등 그동안 강점을 보여온 기업금융 업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심사분석이나 리스크 관리 등 관련 조직들도 계속 유지할 수 없게 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자산 규모를 키워 종금업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는 대형 IB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대형 IB의 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 던진 또 하나의 승부수는 5,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다. 이는 현재 자기자본(1조2,219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자기자본 규모는 1조7,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내년 시행되는 금융감독 당국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등 재무건전성 규제에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대형사로서의 도약과 사업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아이엠투자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운데다 자기자본이익률도 지난해 말 16.2%에서 올 상반기 27.8%로 높아지는 등 수익성도 함께 개선되고 있는 만큼 대형 IB의 자격요건을 무난히 충족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