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력산업개편 곳곳서 부작용

발전사 분리로 연료구매費 늘어 年 수천억 손실<br>배전 분할 중단따라 경쟁체제 구축도 물건너가“한전 시절 시너지효과 상실” 갈수록 비판 거세



전력산업개편 곳곳서 부작용 발전사 분리로 연료구매費 늘어 年 수천억 손실배전 분할 중단따라 경쟁체제 구축도 물건너가“한전 시절 시너지효과 상실” 갈수록 비판 거세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미완성 작품인 정부의 전력산업개편이 곳곳에서 부작용만 일으키며 막대한 손실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경쟁체제 도입을 골자로 전력산업 개편을 추진했으나 중간에 멈춰서 실질적 경쟁효과는 없는 반면 통합 한전 시절의 시너지효과 마저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그 핵심이다. 정부는 지난 2001년 4월 한국전력의 발전부문을 떼어내 5대 화력발전사와 원자력을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분리한 바 있다. 하지만 발전사 민영화와 배전부문의 분할까지 추진, 전력산업의 완전경쟁체제를 구축할 예정이었지만 참여정부가 출범한 뒤 난항을 겪다 2004년 6월 전면 중단됐다. ◇발전사 분리로 매년 수천억원 손실= 열린우리당 최철국 의원에 따르면, 발전연료로 유연탄을 쓰고 있는 남동, 중부, 서부, 남부, 동서 등 5대 발전사가 각각 따로 유연탄을 구매하면서 지난해 생긴 손실액은 2,228억원에 달한다. 이는 가장 많은 유연탄을 수입해 톤당 도입단가가 가장 낮은 남동발전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즉 바잉파워를 갖고 한번에 많은 양을 구매하면 싸게 구입할 수 있던 것이 따로따로 구입하다 보니 비싸게 구입한 것이다. 지난해 5대발전사의 유연탄 총 수입량은 4,656만톤으로 남동발전이 1,144만톤으로 가장 많았고 중부(957만톤), 서부(916만톤), 남부(880만톤), 동서(756만톤) 등의 순이었다. 이에 따라 남동은 동서보다 톤당 5,100원 가량 싸게 유연탄을 구입했다. 최 의원은 “구입량이 많을수록 협상력이 강해져 싸게 연료를 도입할 수 있다” 면서 “발전사가 통합해 유연탄을 구입하면 더욱 싸게 구입할 수 있어 추정 손실액은 더 큰 셈”이라고 말했다. 결국 발전분할로 발전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연료비용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연료구입 뿐 아니라 발전사 분할로 6개 회사가 새로 생기면서 똑같은 일을 하는 조직이 그만큼 늘어나 업무의 비효율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무늬만 경쟁체제 = 정부는 전력산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발전사를 분리했지만 배전부문의 분할이 중단되면서 구조개편은 미완 상태. 이로 인해 발전사의 경쟁은 유명무실하다. 발전사 관계자들은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분리해 나왔기 때문에 원가와 생산성 등이 모두 비슷하다”면서 “경쟁할 차별적 무기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욱이 100% 지분을 보유한 한전이 발전사 임원에 낙하오貫潁?내려보내며 경영자율성을 흔들고 있어 구조적으로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경쟁의 유일한 수단이 연료도입 부분이다. 따라서 한전이나 산업자원부도 연료를 한꺼번에 사는 것이 구매력을 높이는 방안이라는 걸 알면서도 ‘연료통합 구매회사’ 설립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연료구매를 통합하면 사실상 한 회사가 조직과 인원만 늘려 분리한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전력산업 개편에 대한 확고한 정책 틀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다. 전력산업에 정통한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전의 통합적이고 시장지배적인 사업자지위를 인정하든 배전분할까지 포함해 완전경쟁체제로 가든 정부가 전력산업개편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하루빨리 재정립해야 한다” 며 “어정쩡한 정책으로 과도기적인 상태가 지속되면 부작용만 커질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5/10/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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