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상태인 한라중공업은 공개입찰로 처리될 전망이다.그러나 공개입찰이 실시되더라도 현대중공업이 참여의사가 없다고 밝히는 등 인수희망업체가 없어 유찰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기업이 위탁경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22일 『한라중공업이 채무변제기한 내에 7,500억원의 채무를 모두 갚지 못하거나 외자유치에 실패할 경우 채권금융기관들은 한라를 공개입찰로 처리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한라중공업에 대해 5,000억원규모의 채권을 갖고 있는 최대 채권자다.
이 관계자는 『현대는 연말 계열사 평균부채비율을 190%대로 대폭 낮춰야 하기 때문에 한라에 대한 입찰이 실시되더라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5대 그룹 가운데 대우와 현대는 물론 나머지 3대 그룹도 한라중공업을 인수할 여력이 현재로서는 없는 상태여서 입찰은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따라 채권금융기관들은 한라중공업 입찰이 유찰될 경우 청산에 나서는 대신 국내 기업에 위탁경영 등의 방법을 통해 한라를 정상화시킨뒤 채권을 회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조선 등 중공업 부문의 공급과잉 상태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가 한라중공업의 위탁경영 등에 선뜻 참여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한라중 처리문제는 앞으로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라중공업은 지난달말 채권금융기관들로부터 채무변제 기한을 다음달말까지 2개월 연장한 바 있다. /민병호 기자 BHM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