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주씨가 지난 2001년 인수를 시도했던 골드상호신용금고가 당시 부실 금고가 아니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서울서부지검은 9일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이근영 전 금감원장 등 당시 금감원 관계자들이 김씨의 금고 인수 작업을 도왔던 경위를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골드상호신용금고는 부실 상태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금고였다”며 “다만 주식 배당이 잘못돼 금감원의 지적을 받았을 뿐 결코 부실 금고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검찰의 이 같은 결론은 이 전 원장이 부실 금고 해결을 위해 김흥주씨를 소개했다고 주장한 것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전 원장이 김씨를 김 부원장에게 소개해준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보고 이 전 원장을 조기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이 금감원 내부자료를 빼내 김흥주 삼주산업(옛 그레이스백화점) 회장에게 건네주는 등 김씨의 상호신용금고 인수를 도와주고 거액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2001년 2월 국무조정실 조사심의관실에 파견돼 공무원 사정업무를 맡고 있던 신상식 전 금감원 광주지원장을 통해 김흥주씨를 소개받은 후 금고 관련 자료를 건네줬으며 이미 다른 사람과 경영권 이전계약을 맺은 금고 대주주 G사 대표 유모씨에게 경영권을 김씨에게 넘기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김 부원장은 이에 대한 대가로 같은 해 2월 하순 서울 방이동 모 아파트 101동 입구에서 신씨를 통해 김씨에게서 1억원씩이 든 사과상자 2개를 받은 데 이어 3월 초순 여의도 금감원 부근의 전경련회관 뒤 도로변에서 현금 3,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한편 김씨의 금품 로비를 받은 혐의로 핵심 인사 2명이 9일 구속 수감되면서 검찰수사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검찰로서는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과 신상식 전 광주지원장의 신병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 등을 둘러싼 정ㆍ관계 로비 의혹의 실체에 한걸음 다가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