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주변에서 연습용이라고 하시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그런 말 안 들으려고 했고요…오빠는 웃지 마요.”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200m 평영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4차원 소녀’ 정다래(19ㆍ전남수영연맹)는 28일 인천 공항에서 열린 선수단 환영 기자회견장도 기어코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정다래는 이번 아시안 게임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차분히 잘 대답하는가 싶더니 1분도 채 안 돼 좌중에게 웃음 폭탄을 안겼다. 그가 ‘연습용 선수’라는 다소 직설적인 단어를 언급하자 옆 좌석에 앉은 수영 3관왕 박태환(21ㆍ단국대)이 웃음을 참지 못했던 것. 정다래는“제가 긴장해서요”라며 마이크를 휙휙 휘젓더니 박태환에게 “오빠는 웃지 말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은 아시안 게임의 성과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박태환은 “로마 세계선수권 이후 훈련에만 집중했고 이번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어 보람됐다”고 말했다.
도하 대회의 악몽을 극복하고 남자 핸드볼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맏형 윤경신(37ㆍ두산)도 “아시안 게임은 이번이 마지막 출전이다. 첫 출전한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이번에 광저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다”며 “체력이 된다면 런던 올림픽에서도 후배들과 함께 메달 획득에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한국선수단의 금빛 피날레를 완성한 마라톤의 지영준(29ㆍ코오롱)은 “레이스 도중 샤미에게 두 차례나 얻어맞았다”며 “마라톤 도중 상대 선수에게 맞은 건 처음인데 평정심을 잃지 않아 금메달을 딴 것 같다”며 힘겨운 금메달 레이스 일화를 공개했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최다관왕(4관왕)을 차지한 볼링의 황선옥(22ㆍ평택시청)은 “비인기종목이다 보니 금메달 수에 비해 관심이 떨어졌다”며 “(좋은 성적 거뒀으니 앞으로) 볼링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며 애교 섞인 당부를 했다.
이기흥 선수단장은 “이번 대회에서 목표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은 국민과 교민들의 성원 속에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덕분”이라며 “힘든 훈련을 묵묵하게 참고 견뎌온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