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차문화협회 이귀례 이사장 후임에 큰 딸 최소연 교수 추대

한국 茶 문화 명맥, 대 이어 지켰죠

동다송·다신전 등 고문헌 섭렵…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규방다례

전통 차 문화 이론으로 체계화… "계승·보전해 보급에도 힘쓸 것"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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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차 문화 전통을 대를 이어 지키는 모녀.'

국내 차 분야 최대 단체인 차문화협회를 24년간 이끌어온 이귀례(87) 이사장과 그의 큰딸이자 협회 부이사장인 최소연(69) 가천대 명예교수를 일컫는 말이다.


한국차문화협회는 8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새 이사장에 최 교수를 추대했다. 지난 1991년 한국차문화협회를 세워 현재 전국 26개 지부, 회원 2만여명을 거느린 대표적 차 교육·보급 단체로 키워낸 한국 차의 산증인과 딸이 대를 이어 차 문화 계승과 발전사업을 이끌게 된 셈이다. 이 이사장의 동생은 이길여 가천대 총장 겸 가천길재단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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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장은 1970년대 초부터 지인들과 차 모임을 갖고 우리 전통 차에 대해 연구를 했다. 그는 "어렸을 때 동학운동을 한 조부에게서 차 예법을 배웠다"면서 "조부의 친구분들에게 내놓았던 솔잎차의 은은한 향이 나이가 들면서 떠올라 차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몰두한 차 문화는 규방다례(閨房茶禮)다. 규방다례는 조선시대 사대부집 여인들이 이웃이나 친지를 불러 함께 차를 마시면서 형성된 절차와 그 예절, 마음가짐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규방문화가 대부분 그렇듯 규방다례 역시 기록이 아닌 구전으로만 명맥이 이어져왔다.

그는 30대 초반부터 '다경(茶經)' 등 중국 차 문화 고서적, 조선시대 초의 스님이 쓴 '동다송(東茶頌)'과 '다신전(茶信傳)', 삼국사기 등 우리의 고문헌을 섭렵하며 전통 차 문화와 행다법을 연구, 차 문화 이론을 체계화했다. 이 이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1979년 한국 차인회를 구성하고 전국의 각급 학교와 사회복지 시설을 돌며 규방다례 전수에 온 힘을 쏟았다. 그는 차 문화 보급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정부로부터 문화훈장 보관장, 2001년 제20회 인천시교육청 주관 인천교육대상을 각각 수상했다. 다례 부분으로는 국내 최초로 인천시에 의해 다례기능보유 무형문화재(제11호)로 지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이 이사장이 차를 연구하고 보급한 지 30여년 만에 이룬 값진 결실이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분이 우리의 전통 차를 가까이하고 그래서 편안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신임 이사장은 "생활다례인 규방다례를 계승 보전해 건전화 차 문화 보급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며 "청소년을 비롯해 일반인들도 차를 쉽게 가까이할 수 있게 차 문화를 여러 문화 콘텐츠와 접목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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