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제도권 언론 뺨치는 블로그의 힘!

블로그, 97년 미국에서 첫 등장<br>국내 상륙 5년 만에 2,000만개로


학교 생활을 소재로 한 블로그 만화를 연재하는 신의철씨.

요리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와이브로거 김은주씨.

[리빙 앤 조이] 제도권 언론 뺨치는 블로그의 힘! 블로그, 97년 미국에서 첫 등장국내 상륙 5년 만에 2,000만개로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그래픽=이근길기자 학교 생활을 소재로 한 블로그 만화를 연재하는 신의철씨. 요리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와이브로거 김은주씨. 관련기사 • 제도권 언론 뺨치는 블로그의 힘! • 내게 맞는 블로그 찾기 • 파워블로거 되는 법 • 연극 '서툰 사람들' 연출 장진 영화감독 • 따로 또 같이… 가요계 품앗이 유행 • 4년 만에 신작 발표한 '클럽8' • 여드름 치료, 오장육부 해독이 첫 걸음 • 금연 효과 높여주는 6가지 방법 >>리빙 앤 조이 기사 더보기 미국에서 블로그가 개발돼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 97년 4월,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 된 것은 2002년 8월 경이다. 국내 블로그 역사 5년 만에 블로그 인구는 100여 명에서 2,000만 여 명으로 늘어났다. 블로그는 양적으로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성장했다. 블로그가 1인 미디어로 입지를 굳히면서 신문 방송 등 전통적인 매체들의 입지를 위협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것도 이미 오래 전 얘기다. 실제로 일부 블로거들은 다양한 취재 영역을 넘나들며 기성 매체에서 조차 다뤄지지 않은 뉴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것이 화제가 되면 기성 매체가 뒤늦게 보도하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2006년부터는 블로거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일부 파워 블로거들은 TV, 신문 등 매체 출연, 책 발간 등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마케팅 특수 효과를 노리는 기업들의 파워 블로거 섭외 경쟁도 2006년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상당수의 와이프로거(wife+bloggerㆍ요리, 인테리어 등 가사활동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주부들)들은 식품업체와 계약을 맺고 요리 콘텐츠를 개발하기도 하고 그릇, 조리기구 등 제품협찬을 받으며 블로그에 제품을 노출 시키기도 한다. 게다가 이글루스, 티스토리 등 전문 블로그 사이트의 경우 방문자 수, 클릭 수에 따른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일부 파워블로거 중에는 연간 1,5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경우도 생겨났다. 어느덧 블로그는 자기만의 일상을 담는 다이어리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쌓는 학습의 장, 수익모델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새해에는 나만의 블로그를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블로그 활동에 직업 이상의 열정을 쏟아 붓는 파워블로거 3인의 블로그 예찬론을 들어보자. 블로그는 일상을 돌아보는 일기장이자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이어주는 만남의 장이며 관심사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잘 가꾼 블로그 하나가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 파워블로거를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방문자 수나 포스트 구독자 수로 단순하게 파워 블로거를 선정할 수도 없다. 하지만 누구나 인정할 만한 파워블로거의 조건은 있다. 펌글 대신 자신이 직접 생산한 포스트(post)를 정기적으로 올리고 그에 댓글이나 트랙백을 남긴 이웃 블로거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교류를 한다는 것이다. 포스트 하나를 작성하는 데 드는 시간은 평균 3시간. 여기에 이웃블로그 방문 등에 드는 시간까지 합하면 파워 블로거들의 하루 중 절반은 블로그 활동에 소요된다. 하지만 그 시간만큼은 아깝지 않다. 블로그 활동은 그들에게 직업 만큼이나 소중한 취미생활이기 때문이다. 블로거들 사이에서 유명한 파워블로거 3인을 만나봤다. 그들이 전하는 블로그의 매력은 무엇일까. ■다이어리 카툰 블로거 신의철 씨 "예전엔 만화 잡지에 연재를 해야 만화가가 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블로그라는 오픈 된 공간이 있어 늦게나마 제가 그리고 싶은 만화를 그릴 수 있게 됐습니다." 양평소재 중학교 미술교사인 신의철(31) 씨는 학교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그린 만화 '리얼 스쿨 다이어리 스쿨홀릭'을 싸이월드 블로그(paper.cyworld.nate.com/scholic)에 연재,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2006년 6월 23일 카툰 연재를 시작, 지난해 초 동명 만화책으로 단행본 출간도 했다. 지난해 독자만화대상에서는 강풀 작가에 이어 2위에 랭크되는 영예를 안았으며 모 스포츠신문에 만화를 연재하며 유명세를 탔다. 이로써 신 씨는 오랫동안 품어왔던 만화가의 꿈을 이뤘다. "고등학생 때부터 만화가를 꿈꿨어요. 대학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긴 했지만 군대 가기 전까지 만화가 이명진 선생 문하생으로 들어가 있으며 만화가의 꿈을 키웠죠." 그러던 그가 만화가의 꿈을 접게 된 것은 정작 만화가가 되도 자신이 그리고 싶은 것만 그릴 수 없는 현재의 시스템을 알게 되고 나서 였다. 여기에 교생 실습을 한 것도 교사의 길을 택하는 데 한목 했다. "블로그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소소한 일상을 만화로 그리는 다이어리 웹툰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꽤 있더군요. 학교 생활부터 적응하고 다이어리형 만화를 그려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3년차가 된 2006년부터 만화를 그리게 된 겁니다. 만화를 그리면서 가장 좋은 점이 있다면 교사로서 내 생활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학교 생활을 코믹하게 그린 신세대 교사의 만화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참 좋은 선생님 같다"는 댓글을 단다. 정작 신 씨는 그 같은 댓글에 "몹시 찔린다"고 한다. "그런 댓글이 달리면 정말 신경이 많이 쓰여요. 우리 학교 학생들이라도 와서 볼 까 봐요. 그럴수록 교사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죠." 그의 만화를 읽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치며 웃게 된다. 그 같은 공감을 얻어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남자들이 평생 군대 얘기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들이 학교생활을 했거나 하고 있잖아요.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 쉽게 공감하는 거죠. 또 현직 교사가 전하는 실화들이 내용을 이루다 보니 더 공감이 가나 봐요." 올해 역시 그에겐 바쁜 한 해가 될듯하다. 새롭게 오픈한 '스쿨홀릭' 웹사이트 관리도 해야 하고 국가청소년위원회와 함께하는 학교폭력 예방만화 시나리오 작업, 한국 교육신문사에 연재하는 만화 '호랑이 선생님' 작업에 이어 1월부터는 중학생 논술잡지에 4컷 만화 연재도 시작한다. "자는 시간, 친구들 만나는 시간 좀 줄이면 다 할 수 있겠죠 뭐. 서양화 작가가 서양화를 그리지 않으면 녹슬 듯이 미술 선생님도 그림을 그려야 녹이 슬지 않죠. 앞으로는 좀더 진솔하고 일상적인 얘기로 연재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사진블로거 썬도그(sondog) "블로그는 직접 생산한 글로 꾸며져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을 퍼다 나르기만 하는 것은 블로그 활동이 아니에요. 전 포스트 생산력으로 승부하는 블로거예요. 하루 5개 이상은 제가 쓴 글로 포스팅하죠. 그게 제 블로그의 강점인 것 같습니다." 썬도그(36)는 블로거들의 광장, 블로고스피어에서 꽤 유명인사다. 지난해 4월 '사진은 권력이다(photohistory.tistory.com)'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컴퓨터 잡지 'PC사랑'이 선정한 2007파워블로거에 올랐고 메타블로그 사이트 블로그코리아와 올블로그가 선정한 파워블로거 순위에서 랭킹 1위와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진은 권력이다'를 찾는 방문자의 수는 하루 평균 5,000명, 좋은 포스트를 올리면 2~3만 명도 거뜬하다. 현재 누적방문자 수는 220만 명. 문을 연지 1년도 안 된 블로그라기엔 누적 방문자 수가 꽤 많은 편이다. 그의 블로그에는 국내외 사진작가 소개와 사진에 대한 지식, 그가 직접 찍은 사진 등 사진관련 포스트와 영화평, 서평, 시사평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중 그의 블로그를 찾는 이들이 가장 즐겨 보는 것은 사진 관련 포스트다. "사진 관련 책도 많이 보고 국내외 사이트를 서핑하며 자료를 모아요. 모은 자료를 정리해서 포스팅하기까지 5~6시간은 걸리죠. 직접 찍은 사진을 정리하고 편집하는데도 꼬박 3~4시간이 걸려요. 워낙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틈만 나면 블로그 관리를 하죠." 지금은 하루 5개씩 포스팅을 하지만 예전에는 15개까지 포스팅을 했다. 그러다 보니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블로그 이용 시간을 줄이기 시작했다. 단 점심시간, 귀가 후 여가시간은 모두 포스트 생산에 이용된다. 짬이 날 때마다 그날 올릴 글을 생각하고 메모를 한다. 요즘은 낮에 생각한 내용을 저녁에 글로 정리해서 쓰는 식으로 포스팅을 하고 있다. 사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올려 많은 방문자를 끌고 있는 그지만 사진을 전공하거나 사진학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다. 대학시절 사진동아리에 몸담은 적이 있을 뿐 그때도 진지하게 사진 공부를 해본 적은 없었다. "블로그가 아니었다면 제가 이렇게 사진을 진지하게 그리고 전문적으로 공부하지는 못했을 거예요. 블로그를 통해 저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도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는 데 한목 했죠. 그런 분들과 논쟁하거나 대화하다 보면 더 많은 지식을 얻게 되요." 썬도그는 여러 블로그를 돌아다니며 좋은 포스트를 읽으면 성의 있게 댓글을 달고 트랙백을 남기기도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블로그 이웃이 만들어지고 서로의 글을 구독하는 일도 다반사다. 그는 최근 이렇게 모인 블로그 인연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지난해 9월 '동호공고 폐교 사건'이 기억에 남아요. 근처 아파트 민원으로 동호공고를 폐교하고 그 자리에 초등학교를 설립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제가 그 글을 '김중태 문화원 블로그(www.dal.kr/blog)'에서 읽고 정리를 한 후 다음 블로거 뉴스에 송고했죠. 여기에 평소 블로그를 통해 사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시던 한글로님이 힘을 보태시면서 블로거들 사이에서 폐지 반대 운동이 일어나게 됐죠. 많은 블로거들이 서울시 교육청에 동호공고 폐지 반대의견을 냈고 결국 동호공고 폐지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블로거들이 뭉치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죠." ■요리전문 와이프로거 김은주 씨 "블로그 시작하고 가장 뿌듯한 건 그 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많이 해볼 수 있다는 거예요. 오늘 하는 인터뷰도 그 중 하나죠." 요리 전문 블로그 은빈이네(blog.naver.com/eunbin72.do)를 운영하는 와이프로거 김은주(36) 씨. 아토피를 앓던 강아지 영양식 자료를 블로그에 모으다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됐고 직접 요리를 개발하는 데 이르게 됐다. 그의 블로그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어느덧 그는 자기만의 요리책까지 출판한 파워블로거 출신 요리연구가가 됐다. 김 씨의 블로그에는 집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 방법이 가득하다. 기존의 조리법을 응용, 구하기 쉬운 재료를 넣고 맛을 낼 수 있게 바꾸는 식이다. 또 젊은 주부들의 입맛에 맞게 서양식과 한국음식을 접목해 맛 좋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개발하기도 한다. "대학 시절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기는 했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취업이 어려워 영양사가 되지 못 했어요. 결혼하고 대구에 내려왔는데 타지생활을 하다 보니 다시 요리를 하게 되더라고요. 좀 돌아서 오긴 했지만 지금은 전공을 살리고 있는 셈이네요." '은빈이네'에 올려진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 사진, 깔끔하게 정리된 요리법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요리를 잘 하는 비법이 뭐냐"고 묻는다. 하지만 김 씨도 블로그를 시작한 초반에는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처음엔 요리 10개를 만들면 5개는 실패했어요. 맛이 없거나 모양이 예쁘지 않았죠. 그래서 그 땐 사진도 안 올렸어요. 아무래도 온라인에서는 사진이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지금 그가 개발한 요리의 만족도는 10개 중 7~8개. 70% 이상이다. 성공률이 높아지기까지 그는 일본, 호주 등 외국 요리책을 섭렵하고 요리 관련 강좌를 들으면서 기량을 쌓았다. 국내외 요리 프로그램도 빼놓지 않고 봤다. 이쯤 되면 블로그 활동이 직업이나 다름없어 보이지만 김 씨는 "직업이 아니라 취미"라고 주장한다. "직업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부담 없이 즐기기만 하거든요. 요리 연구하고 직접 만들고 사진 찍는 일까지 하고 있는 동안 즐겁기만 해요." 일주일 동안 5개 이상의 요리를 개발해 블로그에 소개하고 소소한 일상을 담은 글도 하루 2개 이상은 올린다. 그러다 보니 하루 일과 중 블로그 관리에 드는 시간은 5~6시간 이상이다. 최근엔 두 번째 책 출간 준비로 하루에 8개 이상의 요리를 만드니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요리를 하고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김 씨는 그의 레시피를 참고해 요리를 해보고 다시 블로그에 찾아와 감사의 글을 올리는 이웃 블로거들을 보며 지치지 않는다고 했다. 은빈이네의 일 평균 방문자 수는 2,600~2,700명, 2년 11개월째인 현재 누적방문자 수는 약 331만 명에 이른다. 이 같은 유명세에 기업들의 러브콜도 이어진다. 김 씨는 현재 필립스전자, 제스프리 키위, 삼광글라스 등과 연계해 관련 제품을 활용한 요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 용어 설명 ☞블로그(Blog)=web+log. 로그는 두루마리를 의미하며 하나의 페이지에 콘텐츠를 담은 두루마리가 펼쳐진다는 의미다. ☞포스트(Post)=블로그의 게시물. ☞트랙백(Trackback)=원격댓글. 기존 댓글과 달리 트랙백은 자신의 블로그에 해당 글에 대한 댓글을 다는 것이다. 트랙백을 남기면 블로거들이 트랙백을 따라 자신의 블로그를 찾아올 수 있다. ☞메타블로그(meta blog)=블로그와 블로그를 연결해주는 허브 블로그. 메타블로그에 자신의 블로그를 구독할 수 있는 주소(RSS)를 등록하면 글을 작성할 때마다 메타블로그에 글이 나타난다.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블로거 공동체. 블로거들끼리 서로의 글을 읽고 소통하는 공간을 일컫는 추상적인 개념이다. ■ 블로그와 홈피의 차이 블로그를 홈페이지와 구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블로그 전문가들이 밝히는 블로그 고유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시간의 역순으로 포스트들이 배치된다. ②별도의 인덱스 없이 메인 페이지에 포스트의 내용이 먼저 뜬다. ③포스트마다 고유의 주소가 있고 각각의 포스트에 댓글, 트랙백 등을 남길 수 있어 링크를 통한 흐름을 촉발한다. ④친목 중심의 인적 네트워크가 아닌 관심사 기반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입력시간 : 2008/01/0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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