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진행중인 업체중 70% 이상이 채권단의 미흡한 지원으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과 기업의 손실분담에 의해 기업의 회생을 돕고자 하는 워크아웃 제도가 채권단의 미협조에 의해 걷돌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이와함께 채권단의 영향력 강화를 통해 기업의 투명경영을 돕고자 강화했던 사외이사제도 또한 전체 업체의 15%만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제도의 시급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이같은 내용은 기업구조조정위원회가 지난 5월 실시한 「워크아웃 업체 실태점검」 결과 드러났다. 위원회 관계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측에서 『대상기업들이 채권단 지원에 관한 불만이 적지 않다』고 밝혀옴에 따라 일제 조사를 벌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점검결과 전체 점검대상인 33개 계열 55개 업체중 무려 41개 업체가 채권단의 금융지원 부족 등으로 영업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조조정위원회는 그러나 업체들의 개선작업이 「진행과정」에 있는 만큼 당분간은 진행사항만을 지켜보고, 특별한 조치를 내리지 않을 방침이다. *표참조
◇신규자금 미집행이 가장 미흡=금융지원 부분중 가장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이 신규자금 지원. 채권단간 이견 등으로 지원해야할 날짜에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 부분이다. 점검결과 55개업체중 23개 업체에 3,100억원 규모가 집행되지 못한 상태로 나타났다. 업체의 채무부담을 덜기위해 실시하는 대출금의 출자전환(CB포함)도 당초 약속과 달리 13개업체에서 미집행 사실이 드러났다.
업체들이 부담하는 금리도 마찬가지. 우선 보유회사채를 차환 발행할때 적용되는 금리의 경우 일동제약·세풍㈜·세풍종건·우방·트래드클럽·벽산건설등이 여타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아 불이익을 받고 있으며, 동방T&C·동방금속·삼표산업 등은 차환이 아직 되지 않은 상태다.
대상업체들이 조달하는 평균금리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일동제약·갑을·거평시그네틱스·세풍·벽산·동양물산 등이 현재의 시중실세금리보다 최소 1~2%포인트 이상의 높은 금리를 적용받아, 지나친 금융부담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상기업간 지급보증이 해소되지 않아 고통을 받고 있는 업체도 적지 않았다. 대구백화점 등 13개 업체의 보증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채권단간 이견으로 업체의 자구계획이 지연되고 있는 사례도 7개 업체에 달했다.
◇사외이사 운영 엉망=워크아웃 업체의 사외이사 제도는 채권단이 해당기업 대주주의 전횡과 독단적 경영을 막기위해 주채권은행 등에서 직접 인원을 파견하는 제도.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상당수 업체들의 사외이사 제도 운영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외이사 및 감사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양호」 판정을 받은 업체는 전체 조사대상 업체의 15%에 불과했다. 동아건설·한창제지·화성산업·남선알미늄·대경특수강·거평제철화학·거평시그네틱스·충남방적 등이었다.
◇회계처리원칙도 불만족=업체들의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해 내세운 「회계치리원칙의 강화」도 상당수 업체들에서 미흡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 등에서 구체적인 평가방법이 나타나 있지 않거나 자산·유가증권평가 등에서도 불만스럽다는 평가였다. 구조조정위원회는 이에따라 채권단과 해당기업들에게 다시한번 회계처리원칙을 설명, 엄격한 평가기준 아래 최대한 충당금을 설정, 투명성을 높히도록 촉구했다. /김영기 기자 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