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MK 품질경영의 힘… 현대로템, 인도 전동차 1조 사업 땄다

전력소비 효율 최고점 받아 지멘스 등 빅3 제치고 선정<br>인도시장 점유율 1위로 우뚝<br>미국 언론 "우수" 논평 봇물<br>고속철 수출 준비도 순항

정몽구


현대로템이 인도에서 1조원 규모 전동차 납품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품질경영 드라이브가 자동차에 이어 철도사업에서도 결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로템은 인도 델리 지하철공사(DMRC)가 발주한 1조원 규모 '델리 메트로 3기 전동차 사업'을 수주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2017년까지 델리 메트로 신규 7ㆍ8호선에 전동차 636량을 납품하는 내용으로 단일 발주로는 인도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수주는 정몽구식 품질경영이 수주로 연결된 전형적인 사례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11년 "전동차도 자동차 수준의 품질을 갖춰야 한다"는 기준을 현대로템 임직원들에게 제시한 바 있다. 세계 전동차 시장의 후발주자인 현대로템이 선진 업체들의 진입장벽을 뚫으려면 우수한 품질이 전제돼야 한다는 뜻이었다.

현대로템은 정 회장의 혁신 주문 이후 품질담당 인력을 대폭 늘리고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및 품질관리 인재풀도 적극 활용하는 등 제품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데 역량을 모았다. 아울러 현대ㆍ기아차의 부품 품질관리 시스템도 전격 도입해 선진업체와의 경쟁에 대비했다.

실제 이번 인도 델리 프로젝트에는 캐나다 봄바르디에, 프랑스 알스톰, 독일 지멘스 등 세계 전동차 업계의 '빅3'와 스페인 카프, 일본 가와사키중공업 등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모두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전문가들은 현지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인도 시장을 주도해온 봄바르디에와 알스톰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결과는 세계 전동차 업계를 놀라게 할 만했다. 전동차 품질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인 전력소비효율 등에서 현대로템이 최고점을 받았다. 전력효율은 자동차로 따지면 연비와 같은 것으로 현대로템 전동차의 품질이 선진업체보다 우수한 수준으로 도약했다는 점이 이번 수주로 확인된 것이다.


이번 수주로 현대로템은 2001년 메트로 전동차 280량을 수주하며 인도 시장에 첫발을 디딘 후 10여년 만에 전체 수주량을 1,283량으로 늘렸다. 발주량 기준 인도 전체 전동차의 60%를 점유하며 봄바르디에를 제치고 인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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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현대로템은 인도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수 전동차 프로젝트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향후 선진국과 브릭스, 더 나아가 포스트 브릭스 국가에서 나올 전동차 프로젝트에 응찰하는 데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업력을 쌓게 됐다.

이미 납품돼 세계 곳곳을 달리고 있는 현대로템 전동차에 대한 각국의 평가도 상당히 높다.

최근 현대로템 미국 필라델피아 공장에서 열린 미국 남동교통국(SEPTA) 전동차 출고식에서는 현지 언론들이 "현대로템이 우수한 전동차를 납품했다"고 일제히 논평했다.

현대로템은 이같이 우호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지난해 홍콩ㆍ인도ㆍ튀니지ㆍ이집트 등과 국내에서 2조5,000억원의 철도사업 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는 2008~2011년의 연간 평균 수주액인 1조원의 두배가 넘는다. 또한 현대로템은 철도차량ㆍ플랜트ㆍ중기 등 3개 사업군의 지난해 전체 수주액 3조원 중 2조원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며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데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앞으로도 기술 및 품질 향상, 제품 다변화 등을 통해 2017년 철도차량 세계 시장 점유율을 5%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빅5' 안에 들겠다는 목표다. 철도시장은 2010년 세계 시장 규모가 70조원이었을 정도로 거대한 분야다. 정 회장도 최근 "현대로템의 R&D 역량을 강화하고 품질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켜 해외 판매를 극대화하라"고 강조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시속 400㎞급 고속철 '해무' 개발에 참여해 성공적으로 시운전까지 마무리하는 등 다양한 차종의 고속철 수출 준비도 해나가고 있다"면서 "중남미ㆍ유럽 등 신시장에서 새로운 전동차 수요를 창출하는 데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철도차량 사업은 그 규모를 감안할 때 국가 차원의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임에 틀림없다"면서 "현대로템이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도록 성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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