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위 자문기구인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이하 정개협)는 27일 정치자금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국회가 파행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다음 달 2일께로 미루기로 해 정치개혁 작업도 자칫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박세일 위원장은 이날 박관용 국회의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박 의장으로부터 “국회가 파행하고 있어 정치개혁안을 제출해도 제대로 심의가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충분히 시간을 갖고 종합 검토해 한꺼번에 개혁안을 제출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듣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정개협 관계자는 전했다. 정개협이 이날까지 마련한 정치자금 개혁안에는
▲현행 후원회제도 유지
▲1회 100만원 및 연간 500만원 이상 고액 후원금 기부자의 명단과 내역 공개 의무화
▲모든 정치자금 단일계좌 통합관리
▲정치자금 수입.지출시 수표나 신용카드 사용 의무화
▲불법 정치자금 수수시 피선거권.공무담임권 제한 강화
▲정치자금 수입.지출에 대한 선관위 조사권 강화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개협은 한나라당이 주장한 법인세 1% 정치자금 기탁 의무화에 대해선 반대키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후원금 고액기부자 공개를 반대하고 후원회를 폐지하되 법인세 1%의 정치자금 기탁을 의무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정개협안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정개협 개혁안의 수용여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정개협은 다음 달 2일까지 선거구제, 인구상하한선, 국회의원 정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비율 등 선거제도 개혁안과 지구당 폐지, 상향식 공천 등 정당제도 개혁안을 함께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