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불투명한 경영환경 정면돌파" 의지

삼성전자 "올 매출 70兆 달성"<br>윤종용 부회장 "새로운 10년 여는 출발점 삼겠다"



올해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10% 성장한 70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힌 것은 강한 정신력과 앞선 기술력으로 특검 수사와 금융불안 등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윤 부회장이 28일 주주총회에서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어려운 대내외 여건을 극복해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도전ㆍ실천이 필요하다”며 “IMF 때의 절박한 심정으로 올해를 새로운 10년을 열어가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다짐한 데서 삼성전자의 위기극복 투지를 잘 읽을 수 있다. 그는 또 “국내외 여건상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올해 임직원들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초심으로 돌아가 도전정신과 창조정신으로 재무장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매출 70조원 목표가 막연한 의욕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 부문이 고르게 실적이 좋은데다 반도체 역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 증권가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지난 2004년 이후 다시 10조원 단위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보고서가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이날 밝힌 ‘10% 이상 매출 성장, 지난해 수준을 넘는 이익’이라는 올해 경영목표가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를 비롯해 휴대폰, 디지털미디어 총괄의 매출 신장세가 가파르다”며 “여기에 반도체 시황만 돌아선다면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견인의 일등 공신은 단연 LCD. 현재 LCD업계에서는 “패널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는 즐거운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1ㆍ2월 출하량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LCD TV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북미시장에서도 LCD TV가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환율 상승 호재까지 겹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1ㆍ4분기 LCD 총괄의 영업이익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 미만의 반도체와 6,500억~7,000억원 수준의 휴대폰 부문을 제치고 LCD가 당분간 삼성전자의 일등 사업부가 될 전망이다. 모토로라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휴대폰 부문 역시 올해 2위 자리를 고수하며 1위인 노키아를 맹추격하고 있다. 모토로라가 부진을 견디다 못해 휴대폰 부문을 분리하는 등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것과 달리 삼성 휴대폰은 글로벌시장 전반에서 점유율을 더욱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4ㆍ4분기 북미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20%를 넘어서는 등 일취월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고사양의 3G폰을 앞세워 모토로라의 본거지인 북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도 등 신흥시장 역시 중저가폰 판매를 크게 늘려나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조성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1ㆍ4분기에 4,700만대를 판매해 전 분기보다 2.4%포인트 상승한 16.5%의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더불어 반도체 부문에서 D램 가격이 상승 반전하면서 1ㆍ4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낙관론도 가세하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더 좋아져 2004년 12조원의 영업이익 이후 4년 만에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05년 8조원, 2006년 6조9,000억원, 지난해 5조9,000억원으로 계속 축소돼왔다. 이와 관련,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의 회복 ▦LCD의 견조한 이익 ▦휴대폰 부문 점유율 확대 등으로 2008년 본사 기준 10조50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반도체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데다 LCD 및 휴대폰 부문의 선전도 기대돼 삼성전자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총은 별다른 돌발 상황 없이 30분 만에 일사천리로 끝났다. 당초 ‘삼성 특검’으로 주주들의 날선 비판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이사 보수한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 외에는 이렇다 할 발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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