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단기성과에 치중 '未完의 협력'

■ 韓中 경제장관회의 내용·의미위안화 영업허가·CDMA참여 확대등 소득 한ㆍ중 경제장관회의의 외양적 성과는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소득이 많다. 정부는 중국측으로부터 ▲ 국내 은행들의 위안화 영업확대 ▲ 현대자동차의 중국합작공장 허가 ▲ 국내기업들의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시장 참여 확대 ▲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간 고속전철 건설 참여 등의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중국측과 큰 그림을 그리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부가 양국간의 체제와 개방속도가 다르고 업계의 이해가 걸려 잘 풀리지 않던 기술적인 문제를 푸는 데만 치중했기 때문이다.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건설을 위한 협력이나 중국 서부대개발과 같은 고차원적이고 지속 가능한 아젠다(Agenda)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정부가 당장 알리기 좋은 단기적인 성과에만 매달렸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 중국내 위안화 영업 허가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들은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하며 영업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운신의 폭이 좁을 뿐만 아니라 세금도 많이 내야 한다. 가장 큰 장벽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전까지는 위안화영업이 불가능했다는 것. 그러나 중국은 WTO가입과 함께 위안화업무 개방 일정을 제시했다. 올해까지 외국은행들에게 외국인 및 외자기업들에 대한 위안화업무를 개방하고 오는 2007년까지는 외국은행들도 중국의 은행들과 똑 같은 환경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겠다는 게 주내용이다. 중국과 합의한 위안화영업 허가는 이런 개방일정에 따른 후속조치다. 이번 합의로 중국에서 위안화영업을 하고 있는 국내 은행은 산업, 한빛은행 두 곳 뿐이지만 상반기안에 외환, 조흥, 신한, 기업은행등도 동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성재 하나은행 상하이 지점장은 "중국에서 위안화 영업을 하게 되면 영업범위가 넓어져 순익구조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외국은행들은 모든 영업마진과 수수료의 6%를 의무적으로 떼내는 영업세를 납부해야 하는 등 아직도 차별적인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 CDMA 참여 확대 현재 중국의 이동통신방식은 GSM(유럽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가 채택한 CDMA가 전체 이동통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내외에 불과하다. 중국내에서 CDMA시스템 및 장비시장의 잠재성장력이 그만큼 무한하다는 뜻이다. 이점에서 중국이 CDMA시장에 한국업체들의 참여확대를 받아 준 것은 큰 소득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등 국내 관련업체들 사이에선 중국이 CDMA시장에 국내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퍼져있었으나 중국정부가 이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올 1월 중국연통의 CDMA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올해안으로 1,000만회선 규모의 2차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의 CDMA시장은 오는 2005년까지 1,200억달러 규모까지 팽창될 것으로 전문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가입자만 7,0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이동통신 강국들의 각축전도 치열하다. 양국 정부가 CDMA를 비롯한 이동통신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만큼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세원텔레콤, KMW등 중국진출 기업들이나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의 영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협상은 실패 기대를 걸었던 이르쿠츠크 가스전개발협력에서는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빈국으로서는 에너지문제해결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안. 정부가 일찍부터 러시아등과 자원공동개발에 적극 나섰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르쿠츠크 가스전은 러시아- 중국-한국의 이해가 엇갈리며 쉽사리 결론을 못내고 있다. 두 나라는 이 문제에 관한 한 '양국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한다'는 형식적 합의에 만족해야 했다. 박동석기자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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