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관 매수 기지개 켜나

이달들어 3,600억 순매수 지난달과 '대조'<br>투신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에 실탄 넉넉<br>지수 1,000선 초반대선 '사자' 지속 가능성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기관투자가들은 최근 한 달 가량 순매도로 일관해 왔으나 이달 들어서는 매수를 늘려나가는 움직임이다. 이는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이 매도공세를 누그러뜨리고 있는 가운데 기관들의 입질이 강화될 경우 대형 악재가 돌출되지 않는 한 국내 증시의 수급도 한층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오는 12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이미 대량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진 상태라서 부담도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미국의 금융불안과 이에 따른 원ㆍ달러 환율 변동 등 여러 변수를 감안하면 증시의 변동성은 다소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투신권이 기관 매수세 이끌어=3월 들어 기관은 모두 3,6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이 가운데 투신권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듯 상당히 활발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신권은 지난 2월 한 달간 약 3조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하지만 이달들어서는 5거래일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569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도 88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마치 매수 기지개를 켜고 있는 듯한 흐름이다. 이 같은 투신권의 순매수세는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실탄’이 풍부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 4일 현재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135억원이 순유입됐다. 이에 따라 8거래일 연속 자금이 늘었다. 따라서 미국이나 유럽등지에서 큰 악재가 터지지 않는 한 최근 기관의 매매흐름이 이번주에도 이어지며 증시 수급 개선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000선 지지력 높아져=최근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매수 움직임은 결국 코스피 지수 1,000선에 대한 지지력이 상대적으로 강력하다는 반증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투신권의 경우 지난 3일 장중 1,000선이 붕괴될 때도 투자주체 중 가장 강력한 순매수를 펼쳤다. 이런 움직임을 감안할 때 1,000선 초반대에서는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기관의 매수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뉴욕증시의 폭락 속에서도 국내 증시가 비교적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코스피지수 1,000선에 대한 신뢰도가 다소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주중 동시 만기일 역시 수급 부담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듯=기관과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자 수급도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원ㆍ달러 환율 급등의 여진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고 최근 중국 모멘텀과 미국발(發) 악재속에서 우리 증시가 방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점등을 감안할 때 변동성은 이전에 비해 다소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이우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000선을 사수하고자 하는 국내 기관의 굳은 의지와 함께 우호적인 정책 변수에 따라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물옵션 만기일과 환율, 미국발(發) 금융불안 등을 감안할 때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시기”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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