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불거지는 제2테러설 뉴욕금융시장 '술렁'

잇단 "위협경고" 발언에 주식자금등 대거 이탈연말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공화ㆍ민주 양당이 9ㆍ11 테러의 사전 인지여부를 놓고 치열한 정쟁을 벌이는 가운데 그 불똥이 뉴욕 금융시장으로 튀고 있다. 가뜩이나 미국 경제가 다시 둔화조짐을 보이고, 경상수지적자가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테러 위협을 경고하는 강도높은 발언이 쏟아지면서 국제 유동성이 리스크를 피해 안전한 곳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제2 테러 가능성과 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두려움으로 20일 뉴욕 금융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유로와 엔화에 대해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하며 약세 행진을 지속하고, 뉴욕 증시는 단기급등에 따른 매물이 겹쳐 급락했다. 반면 자금이 피난처로 몰리면서 국제 금값이 27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하며 치솟고, 미 재무부채권(TB) 가격이 폭등했다. ▶ 미 달러 약세 지속 달러 약세는 올들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2 테러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반등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테러에 대한 첩보를 받고도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에 대응, 딕 체니 부통령이 지난 19일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이 거의 확실하다"고 강조한 것이 제2 테러설의 도화선을 제공했다. 이어 20일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미국도 이스라엘처럼 자살 폭탄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알카에다 총책 오사마 빈 라덴이 살아있다는 비디오테입이 CNN에 방영되면서 테러 신드롬이 깊어지고 있다. 또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자살폭탄 공격이 계속되고,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 분쟁이 격화되면서 미국에 대한 테러 위협을 증폭시키고 있다. 테러 위협이 노출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 금융시장을 빠져나가려는 바람에 미 달러화는 1유로당 92.03센트에서 92.11센트로, 엔화에 대해 1달러당 125.94엔에서 125.34엔으로 각각 하락했다. 달러는 엔화에 대해 5개월만에, 유로화에 대해 8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함으로써 두 기축통화에 대해 모두 연중 최저로 하락했다. 게다가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4월 경기선행지수가 전월에 비해 0.4% 하락, 지난해 9월 테러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섬으로써 2ㆍ4분기 미국 경제가 둔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뉴욕 증시는 이날 추가 테러와 경기 둔화에 두려움과 지난주 큰폭의 상승세에 이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다우존스 지수는 1.2%, 나스닥 지수는 2.3% 폭락했다. ▶ 안전한 도피처로 몰려 국제 유동성이 리스크가 높은 미국 달러와 주식에서 빠져나가 금과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한 곳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금값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5.1 달러(1.6%) 폭등, 27개월만에 최고인 316 달러로 치솟았다. 가장 많이 거래되는 TB 2년물은 액면가 1,000 달러당 1.25 달러 폭등하고, 수익률은 0.08% 폭락했다. 달러가 하락하는데도 TB가 오르는 것은 달러 하락의 저점이 조만간 형성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개입이 없을 경우 달러가 엔화에 대해 1달러당 120엔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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