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檢 과학수사 아직 '걸음마 수준'

유전자 감식등 최첨단 장비 속속 도입 했다지만…<br>올 구입 예산 3억 그쳐 선진국 비해 여전히 열악<br>"돈없어 못사는 장비 36개… 4억~5억 추가 필요"

미국의 인기 드라마‘CSI 과학수사대’의 한 장면. 이 드라마가 방영된 후 국내에서도 과학수사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통쾌한 첨단 과학수사를 그려낸 이 드라마의 영향으로‘피해자에게 과학적 범죄감식이 3일이면 끝난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현상’ 인‘CSI 효과’ 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그러나 우리의 과학수사 여건은 아직 미국·일본 등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자료제공=온미디어


검찰이 유전자감식장비와 심리분석장비 등 최첨단 수사장비를 속속 도입, 과학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구입예산 부족 등 외국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29일 대검찰청 등에 따르면 검찰은 올해 3억원을 들여 유전자감식장비, 마약감식장비, 심리분석장비 등 최첨단 수사장비를 구입했다. 유전자감식장비로는 스위스 메틀러톨레도사의 표준분동과 미국 에펀도르프사의 자동피펫 등을 구입했다. 마약감식장비로는 자동화전처리장비, 위험화학물질분석기 등을 1억2,000여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특히 업그레이드된 컴퓨터폴리그래프(거짓말탐지기) 3대도 구입했다. 대검 관계자는 “과학수사를 위해 최신형 거짓말탐지기를 3대 구입해,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문서감정장비인 VSC-5000 등도 구입했다. 검찰이 최근 구입한 화광분석기는 덧칠한 것도 규명할 수 있는 첨단기계로, 숫자 1을 4자로 바꾸는 등의 디지털 문서조작도 쉽게 적발해 내는 만능 장비로 알려졌다. 검찰은 음성분석을 위해 최첨단 디지털음질개선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장비는 녹취록 등의 조작여부 등을 명확히 할 수 있다. 검찰의 이 같은 첨단장비 구입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일본 등의 과학수사 여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산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대검찰청 첨단장비 구입예산은 3억여원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대검의 한 관계자는 “첨단 장비를 매년 구입하고 있지만, 실제 선진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첨단 수사장비를 실시간 구입하기에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검찰은 예산부족으로 노후해진 수사장비를 교체하지 못해, 2005년 5억원 규모의 장비를 리스로 도입하는 등 첨단장비 구입예산의 확충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검 과학수사담당관실에 따르면 당장 필요하지만, 예산부족으로 구입하지 못하고 있는 수사장비는 대형질량분석기(마약감식장비) 등 36개로 총 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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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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